'靑 농성 2일째' 세월호 가족들 "대통령 면담 약속이라도 받겠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3일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재차 면담을 요청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 40일째 병원에 실려간 유민아빠를 살려내고,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가족대책위는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 약속이라도 받아야겠다. 물론 그 전에 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결단해준다면 더욱 좋겠다"며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유민 아빠를 살리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유가족처럼 살고 싶다. 이제 볼 수 없는 아이들을 조용히 애도하며 울다가 웃다가 하는 일상을 찾아가고 싶다"며 "우리와 만나는 것이 대통령의 일상을 크게 해치는 일이 아닐 줄 안다. 진실이 두렵지 않다면 특별법 제정 결단도 어려운 일이 아닐 줄 안다. 다소 어려운 일이더라도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다시 여기서 응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는 전날 오후 8시께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청와대에 제출한 후 대통령의 대답을 기다리겠다며 2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세월호 희생자 故유민아버지 김영오(47)씨는 전날 오전 7시40분께 40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중 건강이 악화돼 서울시립 동부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럼에도 병원에서 제공한 미음 등 음식을 거부하고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김씨의 몸상태는 수치상 위험 범위를 벗어났지만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제 밤에는 김씨 둘째 딸 유나가 찾아와 잠을 자고 갔는데, 아빠 상태에 대해 너무 마음 아파하며 단식을 중단하라고 애원해서 김씨가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또 "김씨는 광화문 상황도 계속 주시하고 있고,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밤샘 농성 중인 내용도 예민하게 살피고 있다"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불안정하고 위험 요소가 많아 면회 등을 일절 사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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