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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초대받지 못한 손님'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은 내년에

등록 2014.09.15 07:29:53수정 2016.12.28 13: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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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박인비가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에비앙 챔피언십(THE EVIAN CHAMPIONSHIP)FR 라운드 경기 3번홀에서 티샷 전 코스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KB금융그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주인공을 꿈꾸던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이번에도 '초대받지 못한 손님'으로 쓸쓸히 물러났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시작으로 4차례 연속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5개 메이저 대회 중 생애에 걸쳐 4개 우승)의 달성 기회를 놓쳤다.

 박인비는 1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6453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 최종일에 최종합계 2언더파 282타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단 1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가 모자랐다.

 지난해 박인비는 63년 만에 3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사상 최초 그랜드슬램에도 도전했다. 세계 골프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나비스코챔피언십을 시작으로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까지 집어삼켰다.

 하지만 대기록이 걸린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공동 42위에 그쳤다. 슬럼프는 계속 됐고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꿈에 그리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찾아온 기회를 놓쳤다. 공동 6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시즌 6승 달성과 올해의 선수상 수상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는 데에 만족해야 했던 박인비는 올해 유일한 목표를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잡았다.

 모든 포커스를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맞췄다. 그러나 대기록은 쉽사리 허락되지 않았다. 아쉽게도 4위로 마무리했다.

 주춤할 수 있었던 분위기는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우승으로 다시 살아 올랐다. 앞선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을 더해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맛봤다.

 큰 의미는 없었다. LPGA 챔피언십은 지난해에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박인비는 US여자오픈 2회(2008·2013년)·나비스코 챔피언십(2013년)·LPGA 챔피언십 2회(2013·2014년) 등 정상에 올랐다.

 각기 다른 4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단 1개가 부족했다. 한 번 우승을 차지한 메이저 대회에서의 추가 우승은 기록 달성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해를 넘기기 전에 목표 달성을 원했던 박인비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는 이번 에비앙 챔피언십뿐이었다.

 10월 결혼을 앞둔 그에게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임이 틀림없었다. 대회 개막전 전 세계 골프팬들은 그의 우승에 높은 관심을 보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정작 스포트라이트는 후배 김효주(19·롯데)를 향했다. 김효주는 LPGA 투어 비회원 신분으로 1라운드에서 18홀 메이저 최소타(10언더파 61타) 기록을 세웠다.

 같은 날 그는 공동 12위에 머물렀다. 선두 김효주에게 8타 뒤진 상황이었다. 불안이 엄습했다. 벌어진 타수만큼이나 그의 목표도 멀어졌다. 남은 라운드 분발이 절실했다.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 끝에 김효주와의 격차를 5타로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자력으로 우승은 힘들었다. 상대의 실수를 바라는 요행이 따라줘야 했다.

 결국 '겁없는 후배' 김효주가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허미정(25·코오롱)·장하나(22·BC카드)·최나연(27·SK텔레콤) 등 태극낭자들은 상위권을 휩쓸었다. 박인비는 공동 10위로 뒤에서 후배를 지켜봐야 했다.

 애초부터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쉽게 이루기 힘든 목표였는지 모른다.

 앞서 대기록을 작성한 선수는 각기 다른 5개의 메이저를 제패하며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캐리 웹(40·호주)을 포함해 미키 라이트·줄리 잉스터·팻 브래들리·루이스 석스(이상 미국)·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6명뿐이었다.

 그의 우상인 박세리(35·KDB금융그룹)도 지난 16년의 LPGA 투어 기간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하고 미완의 꿈으로 남겨뒀던 것이 바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었다.

 1998년 LPGA투어에 데뷔한 박세리는 그동안 각기 다른 3개 대회에서 총 5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수집했다. LPGA 챔피언십(1998·2002·2006년)·US여자오픈(1998년)·브리티시여자오픈(2001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이제 1년을 기다렸을 뿐이다. 박세리는 16년 동안 못 이룬 꿈이다. 남은 선수 생활이 훨씬 길기에 아름다운 도전은 얼마든지 이어갈 수 있다.

 많은 골프팬은 언젠가는 박인비가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아닌 '화려한 주인'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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