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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선]한시름 던 현대차…기아차는 여전히 강경 기류

등록 2014.09.30 18:06:17수정 2016.12.28 13: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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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재훈 기자 =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1,2조 각각 6시간씩 모두 12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 28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현대-기아차 그룹 계열사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4.08.28.  jhseo@nesis.com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우려와 달리 올해 임금협상에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내달 1일 열리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될 경우 현대차는 큰 마찰 없이 한 고비 넘기게 될 전망이다. 최근 환율 문제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 위축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일단 한시름 덜었다.

 하지만 향후 기아차의 파업 여부가 관건이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매년 임단협에서 공동 대응에 나서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올해는 기아차가 단독 행동에 나서는 모양새에서 교섭 타결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현대차 노사, 위기 상황에 대한 공감대 이끌어 내

 이번 현대차의 합의는 경영 위기 상황에 대한 노사간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진통을 최소화하며 파업을 중단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9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23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합의안의 내용은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성과금 300%+500만원, ▲목표달성 격려금 150%, ▲사업목표달성장려금 37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정년 60세 연장(마지막 1년 계약직) ▲2016년 3월부터 8·8시간 근무의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등이다.

 노사는 그동안 관심이 높았던 통상임금 문제를 법원의 판단을 존중, 통상임금을 포함한 선진 임금체계 도입에 대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사는 내년 3월말까지 별도 상설협의체인 임금체계개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별기업 차원이 아닌 산업 전체와 국가경제 측면을 고려해 거시적·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데 노사가 인식을 같이 했다"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사 자율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엔달러 환율 상승 등 환율 문제 등을 비롯한 경영환경 악화로 수익성이 추락하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

 현대차의 상반기 매출액은 44조401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44조5505억원에 비해 0.3% 줄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한 4조256억원에 그쳤다. 순이익도 4조3779억원으로 전년보다 5.1%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상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하게 대결해오던 노사 양측이 화합을 이루면서 경영 위기 탈출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올해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19일간 협상을 진행했고, 노조는 협상 중 6차례 2~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여 1만6500여 대(3300억원) 수준의 생산손실을 발생시켰다.

 이는 그간 4차례의 무분규 타결을 제외하면 지난 1987년부터 27년간 진행된 임단협에서 1999년(9871대), 1989년(1만367대), 2006년(1만5414대)에 이어 역대 4번째로 낮은 생산손실이다.

 특히 노사는 올해 임협에서 지난해 경영실적에 연동한 성과금 지급에 합의를 이뤄냈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성과금 규모는 지난해 350% + 500만원에 비해 축소된 300% + 500만원으로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원달러 환율 하락에 의한 수익성 악화와 내수시장 점유율 감소 등 대내외 어려워진 경영환경에 대해 노사가 깊이 공감하면서 영업이익이 많이 나면 성과금을 많이 지급하고, 이익이 줄어들면 하향 조정하는 합리적 성과 배분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는 "부분파업 강행"…통상임금이 발목

 임금협상 외에 올해 단체협상까지 진행 중인 기아차의 경우 아직까지 해법 마련이 요원한 상태다.

 기아차는 이날 2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 뒤 1, 2일에 각각 6시간짜리 부분파업을 강행할 예정이다. 기아차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정기상여금 지급 기준이 현대차와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정기상여금 지급 조건이 '2개월동안 15일 이상 근무'로 명시된 반면 기아차의 경우에는 이 같은 조건이 없다. 지난해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판단하면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고정성)'이라는 단서를 달아 법원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현대차와 온도차가 있다.

 사측 관계자는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는 통상임금 문제에서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올해 임단협 타결은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매입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양측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와 함께 노조는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근무형태 변경 및 월급제 시행 ▲주야 8시간 근무 등을 요구 중이다.  또 기아차 노조는 한전부지 매입 철회와 정몽구 회장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2002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2010, 2011년 2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진행, 연 평균 3만3000여 대의 생산손실을 유발하고 있다. 앞서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부분파업을 통해 5900대(980억원) 등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전년보다 더 팔고도 매출액은 감소하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154만7123대로 전년보다 판매량이 7.0%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9% 줄어든 23조980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조8305억원보다 17.8% 급감한 1조5054억원, 당기순이익도 전년 1조 9648억원 대비 3.3% 감소한 1조9001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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