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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천영우 전 靑수석, 北대표단 朴면담 불발에 "망신스러워"

등록 2014.10.07 18:28:50수정 2016.12.28 13: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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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11일 오전 새누리당 통일경제교실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강연을 하고 있다. 2014.02.1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이명박정부 당시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천영우 아산정책연구원 고문이 7일 북한 대표단 방남 시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 불발을 놓고 "망신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 고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3층 회의실에서 함재봉 원장·최강 부원장 등과 긴급대담을 갖고 "북측 인사들이 요청하면 정부가 '한 번 검토는 해보겠다'고 한 뒤 만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북측이 만나자는 언급을 하기도 전에 정부가 나서서 먼저 의사를 물은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 지 난감하다"며 "망신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나라의 존엄을 관리하는 데 있어 정부는 큰 실수를 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신청하면 만나겠다고 한 것은 정말 사실이라면 극비에 부쳤어야 할 일이다. 이런 상황을 공개한 정부관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천 고문은 또 "북한이 공개하기 전까지는 극비에 부쳤어야 하는데 정부가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공개적으로 알린 것이라면 여간 잘못된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양상으로 나가면 정부의 대북정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함 원장도 "북측이 아침에 왔다 저녁에 간다고 분명히 했고 아무런 추가 제스처를 보이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먼저 대통령 면담 용의를 묻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며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왔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정부가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최 부원장도 "북한은 지금 남한이 남북대화에 목을 매고 있다는 메시지를 갖고 돌아간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로써 주도권이 북한에 갔다. 정부가 이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5·24조치 해제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천 고문은 "무엇을 위해 5·24조치를 해제하고 실제로 해제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방향성과 목적의식이 없이 무조건 북한과 대화하자는 선교사적 접근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5·24조치 해제보다 더 시급한 어젠다는 우리의 대북전단과 대북심리전"이라며 "북한의 가치체계에서는 1년에 5억달러를 버는 것보다 북한의 정치 사상적 기초를 무너뜨릴 수 있는 대북심리전을 막는 게 더 급하다"고 설명했다.

 함 원장도 "요새 중국을 포함해서 주변국들과 북한의 관계가 최악이다. 모처럼 북한의 돈줄이 끊기고 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우리가 5·24 조치를 해제하면 어떻게 되느냐"며 "지금 북한은 4차 핵실험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데 이때 우리가 조치를 풀어준다면 다음 단계 개발에 돈을 대주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 부원장은 "5·24 조치는 천안함 폭침 때문에 발동한 조치다. 북이 우리가 요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다면 유지해야 한다"며 "남북 대화를 위해 해제한다면 대북정책은 실종되고 시류에 따라 움직이는 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부의 대북정책이 오히려 비핵화를 방해하는 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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