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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세계지식포럼]제러미 리프킨 "협력적 공유사회 도래…사물인터넷이 자본주의 바꾼다"

등록 2014.10.14 17:07:05수정 2016.12.28 13: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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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제러미 리프킨 경제동향연구재단(FOET) 소장은 14일 사물인터넷(IoT)이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우리 사회가 '3차 산업혁명'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프킨 소장은 14일 매일경제와 MBN 주최로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15회 세계지식포럼(World Knowledge Forum)'에 강연자로 참석, "협력적 공유 사회(Collaborative Commons)라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이 자본주의를 본질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력적 공유 사회에 대해 "모두가 무한한 서비스와 무한한 재화를 만들고 소비할 수 있는 사회다. 이는 통신, 에너지, 엔터테인먼트의 민주화"라고 덧붙였다.

 리프킨 소장은 '한계비용(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비용) 제로' 현상 덕분에 협력적 공유사회의 도래가 가능해진다고 봤다. 이는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음악, 영상, 지식, 뉴스, 도서 등이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 무한 복제, 공유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한계비용 제로 현상은 결과적으로 기존 산업계를 뿌리채 흔들면서 증기기관과 컨베이어벨트가 만들어낸 1·2차 산업혁명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 변화 '3차 산업혁명'를 야기한다.

 그는 "기존 인프라는 더 이상 생산성을 쥐어짜낼 수 없다"며 "인터넷이라는 디지털화된 커뮤니케이션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만나고,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만들어 내면서 통신, 에너지, 운송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전환과 변환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리프킨 소장는 변화의 중심에 '사물인터넷'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대표적인 분야가 '정보 상품' 산업. 리프킨 소장은 "무료로 음악 파일을 공유하는 냅스터에서 시작된 한계비용 제로 현상이 유튜브, 뉴스,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 E-북, 교육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한계비용 제로 효과가 디지털 컨텐츠 시대에서 머물러 있지만 사물인터넷 기술이 3D 프린터와 결합하면 물리적 상품 시장까지 확장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결국 기업들은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재생 에너지가 대표적인 예다. 리프킨 소장은 "태양은 전기요금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양열, 풍력,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는 초기 인프라에만 투자하면 큰 운영비용 없이 전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산업 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재생 에너지 역시 한계비용 제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그는 봤다. 리프킨 소장은 "태양열 발전이 1997년 기준 1W당 67달러가 들었는데 지금은 66센트밖에 들지 않는다"며 "이대로 가면 비용이 0에 가깝게 기하급수적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리프킨 소장의 주장은 대기업의 역할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에너지 생산 비용이 감소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가 발전, 동네 단위, 중소기업 단위에서 발전시설을 갖춰 대형 전력 회사에 판매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그는 "전력회사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나서야 한다"며 "수천 개 중소기업과의 관계를 수립하고 중소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방향으로 역할이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조업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소유'에서 '접근성'으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리프킨 소장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3분 내 자동차를 불러올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며 "24시간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를 가질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자연스럽게 자동차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발전이 가져올 3차 산업혁명에도 그림자는 있다.

 리프킨 소장은 '네트워크 중립성' 문제와 '기후변화'를 들었다.

 그는 "20년 후가 되면 사물인터넷으로 인류의 100%는 인터넷을 연결되겠지만 정보 보안, 사생활 보호, 사이버 테러리즘에 대한 걱정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기후변화는 사물인터넷으로 극복할 수 없는 유일한 분야라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리프킨 소장은 "식량과 물은 한계비용 제로 효과가 없다"며 식습관의 변화를 통해서 바꿔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작지의 40%가 사료 곡물 생산을 위해 쓰여지고 있고 유엔에 따르면 앞으로 6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라며 "육류 위주로 식습관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협력적 공유 경제는 미래 세대에 지구를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통신,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나타나는 한계비용 제로 효과를 통해 식량·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유 경제를 통해 모든 원자재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면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생산물을 공유사회 안에서 반복적으로 공유한다면 지구에 대한 압박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리프킨 소장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 및 인간의 생활방식, 현대과학기술의 폐해 등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행동주의 학자다.

 그는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 '수소혁명', '공감의 시대', '제3차 산업혁명', '한계비용 제로사회' 등 세계적인 저작을 통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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