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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위안부 피해 할머니 "왜곡된 사실, 억울해 눈을 감을 수 없다"

등록 2014.10.22 17:55:53수정 2016.12.28 13: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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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재훈 기자 = 22일 오후 서울 동부지법에서 열린 '제국의 위안부' 관련 2차 심리에 참석한 위안부 할머니들이 심리가 끝나고 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4.10.22.  jhseo@newsis.com

2차 심리 피해 할머니들 억울함 호소 대한변협·민변 공동변호인단 구성키로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이 대부분 늙고 아프지만 억울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살아있을 때 (위안부 문제 등 역사에 대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

 22일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부장판사 고충청) 심리로 열린 '제국의 위안부 판매금지 및 가처분 신청소송 2차 심리'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한결같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강일출(86)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나이를 많이 먹어 몸도 아프지만 이렇게 법정에 나왔다"며 "박유하 교수가 왜 그렇게(매춘부나 일본군 협력자) 표현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억울해서 눈을 감을 수 가 없다"고 호소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유희남(86)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제국의 위안부'책에서 밝힌 것과 관련)우리는 돈도 받은 적 없고, 원해서 간 것도 아니라 아무것도 모른 채 군인에게 강제로 끌려갔다"며 "우리가 바로 산 증인인데, 박 교수가 친일파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런 말도 안되는 표현을 할 수가 있냐. 우리의 억울함을 이 자리에서 다 말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우리는 여자로, 인간으로도 취급 못 받고 노예취급을 받으면서 살아왔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박 교수는)우리가 할머니들이라고 무시하고 함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사람이 잘못된 역사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말한다는 게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측 변호인은 "이 책에서 밝힌 매춘은 자발적이었다, 성노예였다, 일본군을 도와줬다,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다 등의 표현은 피해 할머니들을 무시하는 것이며,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채무자 측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뜻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심을 모았던 박 교수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박 교수 측 변호인은 "'동지적 관계'였다는 표현은 강압적으로 동원됐다는 것이며, '매춘적 강간'이라는 것은 형식이 매춘이라는 것이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할 생각은 없었다"며 "역사에 대해 다른 인식을 표현한 것이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서재훈 기자 = 22일 오후 서울 동부지법에서 열린 '제국의 위안부' 관련 2차 심리에 참석한 위안부 할머니들이 심리가 끝나고 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4.10.22.  jhseo@newsis.com

 이어 출판사 대표도 "이 책은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20여 년간 해결되지 않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연구를 통해 펴낸 것"이라며 "이 책에 대해 다양한 논쟁이 있겠지만, 옳고 그름은 법정이 아닌 공론장에서 각자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추가 증거자료와 관련된 서적 등에 대해 살펴볼 것이 많다며 추가로 심문 기일을 잡았다 다음 심리는 11월26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재판이 끝난 이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나눔의 집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제국의 위안부' 판매금지 및 가처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이 책은 강일출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고통을 가하고 있다"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군에게 성적 착취와 학대를 당한 피해자로 그 피해사실은 UN인권 산하 인권위원회나 미국의회 등 국제사회에서도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선아 한양대 로스쿨 교수도 "채무자 측에서 밝힌 표현의 자유, 학문 자유의 한계는 우리 민족과 사회가 겪어온 역사적 구체적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특히 위안부 문제는 일류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 참혹하게 자행되니 전쟁 범죄로, 박 교수와 채무자들은 수많은 오류와 왜곡을 바탕으로 피해자 증언과 역사적 사실을 무시한 채 한낱 소설에 불과한 내용을 바탕으로 독단척 추론을 이끌어 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박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학문적 의견이라고 접근하고 있지만, 이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본질과는 다른 사실을 서술해 유포하는 것"이라며 "이는 전쟁범죄 피해자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의 근본적인 핵심을 무시하는 것이며, 사회적 가치와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위안부 피해 할머니 측 변호인은 이번 재판과 관련, 대한변호사협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일제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 문제 소송을 담당했던 변호인단이 합류해 10여명의 공동변호인단을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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