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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코트라 설문]BRICs 등 신흥국 "韓제품 매력 떨어지면 중국산으로"

등록 2014.11.23 11:47:41수정 2016.12.28 13: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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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트라-뉴시스 공동, 34개국 바이어 100명 설문조사



【서울=뉴시스】김용갑 기자 =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 바이어들의 대부분은 한국 제품의 매력이 떨어지면 대체품으로 중국산을 구매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고, 예전보다 기술력이 향상돼 상당 수준의 품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뉴시스가 코트라에 의뢰해 지난 10월31일부터 11월10일까지 34개국 주요 바이어 100명(응답자 89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신흥국 바이어 대다수는 한국 상품을 대체할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

 '한국 상품 거래를 줄인다면, 대체 상품으로 어느 나라 제품을 선택할 계획입니까'라는 질문에 동남아시아 바이어(100%)와 러시아 바이어(80%), 아프리카 바이어(61.1%), 중동 바이어(37.5%)가 중국 상품을 택했다. 중남미 바이어는 중국(33.3%)과 대만(33.3%) 상품을 꼽았다.

 또 신흥국 바이어 상당수는 한국제품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중국을 꼽았다.

 동남아시아 바이어와 아프리카 바이어는 각각 50%와 60%의 비율로 중국을 택했다. 러시아 바이어는 중국(12.5%)과 미국(12.5%)을 선택했다. 이는 중국 제품의 위상이 이전보다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봉걸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신흥국 바이어가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제품을 찾게 되는 것"이라며 "신흥국에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기술력이 아직 한국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신흥국에서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에 한국 제품을 대체할 나라로 중국을 꼽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아무리 중국 제품의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도 최소한의 품질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선택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중국 제품이 단순히 '싸구려' 제품으로 소비되고 있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전자 제품과 자동차 수준을 한국이 따라갔듯이, 중국도 우리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한국과 중국의 기술력 격차가 예전보다 많이 좁혀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엔이 집계하는 국제제조업 경쟁력지수를 보면, 한국은 2000년 12위에서 2010년 4위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은 23위에서 7위로 뛰었다. 제조업 경쟁력 격차가 10년 만에 11계단에서 3계단으로 좁혀진 것.

 한국을 맹추격하는 중국의 기술력만큼 우려스러운 점은 환율변동이다.

 설문조사에서 신흥국 바이어 대다수가 한국 제품 수입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로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 상승'을 꼽았기 때문이다.

 '한국 상품 수입을 줄일 예정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러시아 바이어 100%가 한 목소리로 '환율변동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중남미 바이어의 50%, 아프리카 바이어의 46.7%, 중동 바이어는 42.9%가 '환율변동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택했다.    

 결국 한국 제품이 환율변동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경우 신흥국 바이어는 한국 제품 대신 중국 제품으로 몰려갈 것이라는 의미다. 임희정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기술력 격차가 많이 좁혀진 상태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이 환율변동에 따라 상승되면, 중국 제품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신흥국 바이어는 여전히 한국 상품에 대해 높은 선호도를 갖고 있었다.

 '향후 한국 상품 구매를 어떻게 관리할 계획입니까'라는 질문에 중동바이어의 60%와 러시아 바이어의 50%가 거래를 늘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동남아시아 바이어와 중남미 바이어는 각각 66.7%와 50%의 비율로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흥국 바이어가 한국 상품 구매를 결정하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은 '품질'이었다.

 동남아시아 바이어(66.7%)와 중남미 바이어(62.5%), 러시아 바이어(62.5%), 중동 바이어(60%), 아프리카 바이어(56%) 모두 품질을 1순위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아프리카 바이어(52%)와 중동 바이어(40%), 중남미 바이어(37.5%), 러시아 바이어(37.5%), 동남아 바이어(16.7%)가 가격을 중요 요인으로 선택했다.  

 한국 제품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 분야로는 전자제품과 자동차 및 부품이 꼽혔다.

 중남미 바이어(75%)와 러시아 바이어(50%), 동남아시아 바이어(50%)가 전자제품을, 아프리카 바이어(37.5%)와 중동 바이어(50%)는 자동차 및 부품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 분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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