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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종합]美 흑인 청년 사살 백인 경관 불기소 결정…곳곳서 항의 시위로 흑백 갈등 재연 우려

등록 2014.11.25 15:32:40수정 2016.12.28 13: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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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AP/뉴시스】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의 기소 여부를 앞두고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지나 고우디가 성조기를 거꾸로 들고 있다. 대배심의 결정을 앞두고 흑인 청년이 사살된 퍼거슨과 세인트루이스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4.11.25 

【퍼거슨=AP/뉴시스】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의 기소 여부를 앞두고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지나 고우디가 성조기를 거꾸로 들고 있다. 대배심의 결정을 앞두고 흑인 청년이 사살된 퍼거슨과 세인트루이스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4.11.25 

【퍼거슨(미주리주)=AP/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18세 흑인 청년에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찰의 보브 맥컬로흐가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맥컬로흐는 "대배심의 구성원들은 사건과 관련된 모든 증거물을 확보했으며 모든 증인을 심문한 유일한 사람들이라며 대배심이 공정한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9일 세인트루이스 외곽 퍼거슨에서 비무장 상태였던 마이클 브라운(18)이 윌슨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파문이 일었다. 사건 발생 후 퍼거슨에서는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을 비난하는 시위가 폭동으로 확대됐다.

 대배심은 윌슨 경관을 불기소하기로 결정한 계기에 대해 브라운이 윌슨 경관에게 물병을 던진 것이 다툼이 발생한 주요 원인이라며 이 사건의 개요를 종합해볼 때 윌슨 경관을 기소할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발표했다.

 백인 9명과 흑인 3명으로 구성된 대배심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 8월20일 이후 사건에 대한 증거물을 수집해 왔다. 윌슨을 기소하기 위해선 최소 9명이 기소에 찬성했어야 한다.

 대배심의 이번 결정에 대해 브라운의 유족은 "매우 실망했다"며 참담한 심경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했다. 브라운의 유족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고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운의 죽음은 미국 내에서 젊은 흑인 청년들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을 둘러싼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1960년대 민권 운동이 시작된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 내 인종 간 갈등이 들끓고 있음을 보여줘 관심을 끌었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배심 결정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퍼거슨 주민들에게 대배심의 결정을 존중할 것을 요구했으며 경찰과 시위대 모두 냉정함을 되찾으라고 요구했다. 미국 역사상 척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국가는 법규에 의해 기반이 구축됐다"며 "따라서 대배심의 결정을 수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24일(현지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미주리 대학에서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가운데)가 찰리 둘리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행정관(왼쪽) 그리고 프랜시스 스레이 세인트루이스 시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위 자제를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대배심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대런 윌슨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닉슨 주지사는 치안 유지를 위해 필요할 경우 주 방위군을 동원하는 것을 승인했다. 2014.11.25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24일(현지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미주리 대학에서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가운데)가 찰리 둘리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행정관(왼쪽) 그리고 프랜시스 스레이 세인트루이스 시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위 자제를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대배심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대런 윌슨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닉슨 주지사는 치안 유지를 위해 필요할 경우 주 방위군을 동원하는 것을 승인했다. 2014.11.25

 오바마 대통령은 "(대배심의) 이번 결정에 크게 실망하거나 분노한 미국인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평화적인 시위를 촉구한 브라운 부모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경찰에 병을 던진다거나 차량의 유리를 깬다고 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라며 "누구를 공격하거나 타인의 물건을 훔치는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배심이 이날 윌슨을 기소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미국 사회에 또다시 흑인들의 거센 항의 시위 열풍이 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대배심의 결정을 몇 시간 앞두고부터 법원 앞에는 수백 명의 흑인이 몰려들어 윌슨에 대한 기소 결정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으며 미 전역에서도 브라운 사망과 관련된 시위가 예고돼 여러 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대배심 결정 후 이에 분노한 일부 시민들이 순찰차의 유리를 깨고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으며 진압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에 대응했다.

 24일 경찰이 흥분한 시위자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총성이 들리기도 했으며 일부 경찰차가 도난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몇몇 시민들은 흥분한 시위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치안 유지를 위해 필요할 경우 주 방위군을 동원하는 것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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