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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력 착취 진화 '열정페이' 우리 사회 곳곳에…

등록 2015.02.01 10:22:41수정 2016.12.28 14: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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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시스】예상철 기자 = 최근 유명 의류 디자이너가 직원들에게 '열정페이'를  앞세워 적은 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와 비슷한 사례가 속속 우리 사회에 알려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열정페이란 경력을 쌓고 싶어하는 젊고 열정적인 구직자에게 페이(pay·급여)를 적게 주고 고용하는 것을 말한다.

 논란이 일었던 유명 의류 디자이너는 SNS를 통해 사과를 하고 마무리를 지었지만, 그 여파는 이어지고 있다.

 패션계처럼 도제식으로 일을 가르치고 배우는 사진·영상 스튜디오, 프로덕션, 방송, 영화 등에서는 여전히 열정페이를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기때문이다.

 강원 춘천시의 상업사진 스튜디오에 수습으로 채용된 이모(25)씨는 2달여 만에 퇴사했다. 너무 적은 임금에 강도 높은 일에 시달리는 것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씨는 하루 12시간, 길게는 16시간 이상 일해야하는 강행군에 시달리면서 최종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좌절뿐이라고 토로했다.

 더구나 한달 월급은 50만원에 불과해 생활이 되지 않았다. 돈이 부족하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과로로 쓰러지기도 했다.

 이씨는 "아무리 목표를 위해 고생한다고 하지만,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노예나 다름 없었다"며 "4년동안 5000여만원이 넘는 학비의 결과가 이런것이냐"며 한탄했다.

 문제는 갈수록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일부 업종에만 국한됐던 저임금 인턴이 일반 기업에도 확산되고 있다.

 취업난 시대에 구직자는 많아지고 취업 등용문은 좁아지면서 고용주들은 '너 말고도 하고 싶어하는 애들 많다'라는 식의 횡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8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취업포털 인쿠르트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해 대기업 10곳 중 3곳은 사람을 덜 뽑고,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도 작년보다 2.3% 줄 것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점점 취업의 길은 어려워지고 경쟁자는 많아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채용이 갈수록 줄고 기업은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열정페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경력을 쌓으려는 젊은 구직자들의 약점을 기업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춘천사회청년연합회 최성진 사무처장은 "노동이 있는 곳에 정당한 대가가 있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열정을 보겠다는 이유로, 실력을 보겠다는 이유로 강도 높은 일과 적은 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은 너무 큰 잘못"이라며 "수습·인턴 교육과 노동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법에 명시해 마땅한 급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수습·인턴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에게 턱없이 낮은 임금을 주는 불법 관행이 자리잡지 못하도록 업체들에 대한 근로감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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