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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남 첫 메르스 양성환자 마을 "주민 왕래마저 끊긴 고립된 섬"

등록 2015.06.10 21:42:54수정 2016.12.28 1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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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지역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처음 나온 10일 오후 전남 보성군 한 마을이 방역당국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 온 아들이 통제선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 2015.06.10.  hgryu77@newsis.com

【보성=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지역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처음 나온 10일 오후 전남 보성군 한 마을이 방역당국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 온 아들이 통제선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 2015.06.10.  [email protected]

【보성=뉴시스】류형근 기자 =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움직일 수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지"

 전남지역에서 10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처음 나오면서 해당 마을이 곧바로 통제됐다.

 한 순간에 마을에 갇혀버린 주민들은 환자의 상태를 걱정하면서도 기약없는 감옥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 몰라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날 오후 전남지역 첫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온 보성군 한 마을.

 마을로 통하는 두곳의 입구는 방역복을 입은 방역요원과 순찰차로 가로막혀 들어갈 수 없었다.

 또 노인층이 많은 것을 고려해 구급차량과 물, 식료품, 생필품 등 긴급구호물품도 마을 입구에 배치돼 긴장감이 흘렀다.

 마을이 순식간에 고립된 섬으로 변해버리자 부모 걱정에 한달음에 고향까지 달려온 자녀들은 통제선 밖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휴대전화를 통해 "걱정하지 말라"는 부모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자녀들은 돌아가지 못하고 통제선 밖에서 고향집만 바라봤다.

 "얼굴만 보고 돌아가겠다"는 말에 100m 남짓을 걸어나온 한 주민은 통제선을 사이에 두고 서울에서 온 아들과 만난 뒤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라"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30여명이 모여살고 있는 마을 분위기는 더욱 썰렁해 보였다.

【보성=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지역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처음 나온 10일 오후 전남 보성군 한 마을이 방역당국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2015.06.10.  hgryu77@newsis.com

【보성=뉴시스】류형근 기자 = 전남지역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처음 나온 10일 오후 전남 보성군 한 마을이 방역당국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2015.06.10.  [email protected]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만 주민 감염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만 먼발치에서 포착됐다.

 이 마을의 이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노인들이 많아 밤에는 회관에 모여 함께 드라마를 보며 저녁을 먹었는데 마을이 통제되면서 주민들이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 밖에 논이 있는데 나갈수가 없다"면서 "언제까지 통제가 되는지 알려주지도 않아 답답할 노릇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환자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고 들어 걱정이다"며 "더이상의 추가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 마을의 '메르스 공포'는 마을 주민에 대한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도 2주 정도의 잠복기를 감안하면 통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마을에 거주하던 A(64)씨는 지난달 27일 서울삼성병원에서 5시간 머무르면서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14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A씨는 집으로 돌아와 생활했으며 고열 등 증세를 보이자 지난 7일 오후 6시께 국가 지정 격리병원을 찾아 2차 검사를 했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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