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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劉 버리기' 택한 朴대통령, '劉 버티기'에 밀리나

등록 2015.07.02 17:05:39수정 2016.12.28 15: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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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5개 중견국 협의체(MIKTA) 국회의장단 접견 준비를 하고 있다. 2015.07.0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5개 중견국 협의체(MIKTA) 국회의장단 접견 준비를 하고 있다. 2015.07.02.  [email protected]

劉 '퇴진'거부 속 당내 혼란까지 심화되며 친박계 밀려   운영위 개최에 여론도 劉에 유리…朴대통령 '곤혹'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국회법 개정안 논란에 거부권 행사라는 '정면돌파'를 택하면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을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밀리는 듯한 형국이 벌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을 향해 사과의 뜻을 밝힌 유 원내대표가 거취 표명을 보류하면서 버티고 있는 가운데 당내 상황마저 꼬이면서 이번 사태가 오히려 박 대통령에게 부메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여론도 유 원내대표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결국 선수를 친 박 대통령이 되레 역풍에 휘말리면서 결과적으로 국정동력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런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2일 본인의 거취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유 원내대표의 고민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이후 박 대통령이 정치권에 거리를 두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유 원내대표는 '명예퇴진론'에 대해 강력 부인하면서 여전히 자신의 행보를 꿋꿋이 이어나가고 있다.

 사퇴 압박에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이번 문제를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로 나뉘어 극도의 갈등양상을 빚고 있다. 초반엔 친박계의 맹공 속에 유 원내대표가 고립되는 양상이었지만 비박계가 적극 반발하며 반격에 나서자 오히려 소수파인 친박계가 밀리는 분위기를 띠고 있다.

 2일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파행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친박계의 조바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까지 표출되면서 당초 이례적으로 여당 원내대표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면서 갈등을 유발시킨 박 대통령의 책임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 최고 권력자가 자신을 향해 직접적인 공세를 폈음에도 유 원내대표는 큰 흔들림없이 본연의 자세를 펴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되레 유 원내대표에게 밀리는 형국이다.

【서울=뉴시스】권주훈 기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2015.07.02.  joo2821@newsis.com

【서울=뉴시스】권주훈 기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2015.07.02.  [email protected]

 여기에다 국회 일정까지 청와대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되면서 난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사실상 무기연기를 기대했던 국회 운영위원회 마저 여야 합의에 의해 3일 열리게 돼서다.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운영위는 갑작스레 연기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 차원에서 청와대가 '보이콧'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야기됐으나 결국 유 원내대표에게 업무보고를 하게 된 상황이다.

 청와대는 겉으로는 국회 출석이 당연한 것이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예기치않던 상황이 벌어지게 된 탓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분위기다.

 이에 더해 여론도 만만치 않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당시 '배신의 정치', '구태정치'에 대해 심판할 것을 외치면서 정치권과 각을 세우는 대신 국민 편에 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오히려 여론이 유 원내대표 측에 가까이 서는 분위기다.

 일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도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하다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중요한 전환점에서 위기를 모면하곤 했던 박 대통령이 임기 절반을 남겨놓고 승부수를 택한 카드가 앞으로도 자신의 입지에 불리한 국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일단 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일단락되는 오는 6일까지 추이를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거취 판단을 보류하고 있는 유 원내대표가 키를 쥐고 있는 양상이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박 대통령으로서는 손해를 본 것이다. 국민들 앞에서 말로는 민생·경제를 말하지만 이 어려운 상황에 불을 붙인 주체가 돼버렸다"며 "유 원내대표는 사퇴하긴 할 것이라고 보지만 물러나더라도 앞날이 창창한 반면 박 대통령으로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이제 (임기가)끝나가는 상황 아닌가. 본인은 억울하게 생각하겠지만 방법이 없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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