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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고의로 '쿵'하면 '돈'…보험사기 극약처방 필요]

등록 2015.07.31 08:26:27수정 2016.12.28 15: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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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고의 교통사고를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보험사기가 갈수록 조직화되고 수법도 지능화되는 동시에 규모도 커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짙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물론 국회, 금융당국, 수사당국 등에서 보험사기의 폐해와 심각성을 깨닫고 칼을 빼냈지만, 대처는 미흡한 실정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일부 범법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무의식적으로 보험사기에 가담하고 있는 만큼 보험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해 특단의 대책이 아니고서는 이를 차단하기란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뉴시스는 우리사회의 고질병으로 자리잡은 고의 교통사고 보험사기의 실태와 문제점,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해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1. 광주에 사는 김모(31)씨는 자신의 뛰어난 운전 실력을 가지고 2009년 9월부터 6년간 전남, 광주, 전주지역에서 모두 81차례에 달하는 경미한 고의 교통사고를 냈다. 그는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음주운전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노려 3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보험사와 피해자에게 보험금 및 합의금 명목으로 받아 챙겼다.

 #2. '술 한잔 하자'며 지인을 불러내 함께 술을 마신 뒤 음주 운전하는 것을 확인, 지인의 차량과 고의 사고를 내고 합의금을 챙긴 공갈보험사기단도 있었다. 이 사기단은 범행을 총괄하는 '총책', 피해자를 유인하는 '유인책', 고의 사고를 유발하는 '행동책'으로 각각 역할을 분담 나눠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전주와 완주에서 모두 19차례에 걸쳐 552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겼다.

 #3. 중고 외제차를 타고 차량과 함께 고의로 물속에 빠져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이른바 '침수전문 형제'도 있다. 이들 형제는 기상청 등을 통해 차량이 완전 침수될 수 있는 만조시간을 파악한 뒤 미리 헐값에 구입한 외제차를 물속에 빠뜨렸다. 경찰과 보험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직접 신고하는 대범함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급발진과 졸음운전으로 차량이 물속에 빠진 것처럼 속여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세차례에 걸쳐 1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위의 사례는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고의 교통사고 보험사기 수법으로 날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교묘해지고 있다.

 심지어 한 피의자는 "보험금을 여러 차례 받고 나니 운전대만 잡으면 들이 받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30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북지역에서는 총 19건의 교통사고 보험사기가 발생해 43명(구속 5명·불구속 38명)을 검거했다.

 이 기간 중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은 총 9억4000여만원에 달했다. 

 유형별로 보면 고의로 사고를 저지르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피해 과장, 바꿔치기, 허위사고 등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북경찰청과 금감원, 보험협회는 보험사기의 폐해와 심각성을 깨닫고 칼을 빼냈지만, 갈 길은 아직 멀고 드러난 범죄는 '빙산의 일각'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유발하고 있어 금융위원회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관련 정보공유 등 협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보험계약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보험범죄의 근절을 위해 지속적인 단속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로 인한 범행이 흉포화 및 조직화되고 심지어 전문성까지 띠고 있다"며 "보험사기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다소 안일하다는 것에 법적 처벌마저 미약하다는 점이 보험사기 예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이로 인한 피해는 전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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