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사회

[종합]한국타이어 노조 '사분오열'

등록 2015.08.31 09:14:00수정 2016.12.28 15:32:0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

노조 대의원, 기존 집행부 복귀·재교섭 촉구 일부 조합원 "86% 지지로 민주노조 꾸릴 것"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한국타이어 노동조합이 사분오열에 빠졌다.

 한쪽에선 최근 회사 측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가 조합원의 반발에 부딪혀 총사퇴한 집행부에 복귀와 재교섭을 요구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쟁의행위에 찬성표를 던진 86.3%의 지지를 바탕으로 민주노조를 꾸리겠다고 선언했다. 노조가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고무산업연맹 한국타이어 노조는 지난 29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기존 집행부에 재교섭을 요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노조는 집행부와 대의원 총사퇴라는 진퇴양난의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뼈를 깎는 고통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절실함에 비대위를 발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족 결의문을 통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백지화 ▲사측의 성의 있는 재협상 ▲노조 집행부 복귀 및 재교섭 등 3가지를 요구하면서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의원 총사퇴 결의 철회를 거부하고 혼란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존 집행부 및 대의원들은 지난 27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설명회 자리에서 반대에 부딪혀 총사퇴한 바 있다.

 당시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불만과 현장여론을 직시하지 못한 점에 깊은 사죄를 드린다. 현 집행부와 대의원들은 전원 사퇴함으로써 현장의 분노를 사측에 전달하겠다"며 "오늘부터 노조는 무기한 폐쇄되고 잠정합의안에 대한 임단협 찬반투표는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의원 64명 중 55명은 지난 29일 회의 및 서명을 통해 비대위를 발족했다.

 일각에선 총회를 거치지 않은 비대위 구성은 무효고, 더욱이 대의원들은 이미 사퇴한 만큼 비대위를 꾸릴 권한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위는 사퇴는 선언적인 의미였을 뿐이고 공식적으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 갈등을 빚고 있다.

 황인서 비대위원장은 "지난 27일 사의를 표하기는 했지만, 상급 단체에서 처리하지 않은 만큼 공식 사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황이 긴박하고 현장 조합원들의 재교섭 요구가 높아 대의원 회의를 통해 비대위를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조합원은 "대의원들은 이미 사퇴했기 때문에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총회를 거치지 않은 만큼 무효"라며 "특히 집행부가 사퇴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면서 비대위를 꾸린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쪽에선 "어용노조의 종지부를 찍겠다"며 또 다른 비대위를 꾸리겠다고 나섰다.

 한국타이어 노동자 30여명은 "지난 29일 한국타이어 노조 비대위 준비위를 결성했다"며 "조합원들이 자주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민주노조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조는 지난 21~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6.3%의 찬성으로 전면파업을 결의했다"며 "이는 그간 사측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전체 조합원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86.3%의 뜻을 바탕으로 그간의 한국타이어 노사 관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노조 운영의 민주성에 대해 총의를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비대위 준비위 중에는 한국타이어 노동자가 아니거나 20여년 전에 해고된 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회사는 공식적인 교섭 당사자들과 최선의 협상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