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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갓 오픈한 고덕동 'V센터' 가봤다, 로보트 태권브이 기지

등록 2015.10.14 19:32:26수정 2016.12.28 15: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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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브이센터 개관식. 배우 신영균, 안성기 등도 참석했다.

【서울=뉴시스】브이센터 개관식. 배우 신영균, 안성기 등도 참석했다.

【서울=뉴시스】신진아 기자 = “꿈꾸는 것 같다. 후배들의 열정으로 현실화 됐다.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나려고 한다. 마치 큰 아들의 성공한 모습을 본 것 같다.”

 ‘로보트 태권V’(1976)를 비롯해 ‘로보트 태권V2-우주작전’(1976), ‘로보트 태권V3-수중특공대’(1977), ‘로보트 태권V4-황금날개’, ‘로보트 태권V-슈퍼-태권브이’(1983), ‘로보트 태권V-84태권브이’ (1984), 그리고 ‘로보트 태권V 90'(1990)까지 시리즈 7편을 연출한 김청기 감독(74)이 14일 서울 고덕동 브이센터 개관식에서 밝힌 소회다.

 추억의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를 테마로 한 체험형 박물관 브이센터(V-Center)가 고덕동 영상박물관 터에 들어섰다. 국회의사당 지하에 기지가 있다는 상상이 구현되지 못해 다소 아쉽지만 암사동 선사유적지가 가까워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고 저 멀리 한강도 내려다보이는 빼어난 자연공간에 조성됐다.

 시야가 탁 트인 이곳에 정권지르기를 하고 있는 키 15m의 태권브이가 서 있으니 제법 볼 만하다. 브이센터 입구에서 엉덩이를 쳐들고 누워있는 미니사이즈 태권브이는 앙증맞다.

 이날 개관식을 시작으로 1주간 시험운영에 들어가는 브이센터는 3년간의 준비 끝에 총 100억 원을 들여 조성됐다.(건물과 대지 제외)

【서울=뉴시스】민병천(왼쪽), 김청기 감독

【서울=뉴시스】민병천(왼쪽), 김청기 감독

 오로지 국산 애니메이션의 아이콘 태권브이를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3층 건물의 브이센터는 태권브이 기지처럼 꾸몄다. 태권브이 탄생부터 출격까지 총 10개 섹션으로 나눴고, 각 섹션에 유니폼을 차려입은 16명의 운영요원이 배치돼있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에 맞는 연기로 관객들의 체험을 돕는다. 40~50명씩 단체로 마치 산업현장 투어를 하는 듯한 관람 콘셉트다.

 1층 입구에 들어서 처음 만나는 공간은 ‘미러타워’다. 한쪽 벽면과 천장이 전부 유리로 돼있어 바닥에 누워 거울을 보면 1976년 여름, 태권브이가 상영되던 대한극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동화 프로덕션에서 김청기 감독이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그때 그 시절의 뜨거운 열기는 ‘로봇 팩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청기 감독에 따르면, 태권브이는 원동화가 한 장도 남아있지 않아 이번에 복원했다. 요즘은 사라져버린 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위해 일본까지 날아갔다.

【서울=뉴시스】브이센터

【서울=뉴시스】브이센터 

 브이센터 건립을 주도한 민병천(46) 총감독은 “김청기 감독에게 가장 아쉬운 점을 묻자 5분짜리 트레일러를 분실한 것이라고 해서 그 트레일러를 이번에 복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셀 애니메이션을 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어 그곳에서 셀과 컬러링 작업을 했다. 민 감독은 “원화 3000장을 그렸는데, 이 중 30장은 김청기 감독이 직접 그렸다”고 밝혔다.

 ‘사이언스 랩’은 태권브이가 실제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카이스트 등의 전문가들에게 자문해구현했다. 6대 모니터에 관련 기술을 설명해 놓은 방식인데, 정식 개관 후 청소년들을 위한 과학 체험수업과 연계할 예정이다.

 브이센터의 자랑은 ‘더 라이드-4D’관이다. 가로 21m, 세로 13m 크기의 4D 영상관이다. 적들이 기지를 습격하자 훈이가 태권브이에 탑승해 전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5분짜리 영상물로 의자가 6m 상공으로 올라가며, 화면에 맞춰 좌우상하로 흔들린다.

 멀티플렉스에서 4D를 체험했다면 딱히 새롭지는 않지만, 사방의 벽이 개폐되고 의자가 움직이는 방식은 새롭다. 또 롯데월드의 자이로드롭처럼 10m 높이에서 6m 급감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야간에 방문한 연인들을 상대로 이 짜릿한 기능을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서울=뉴시스】김청기 감독

【서울=뉴시스】김청기 감독

 3층 우측에 자리 잡은 ‘태권브이 격납고’도 브이센터가 공을 들인 공간이다. 이곳에는 한쪽 벽면에 13m의 태권브이가 웅장하게 서있다. 개관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한 신형모델 태권브이로 ‘마스터 태권브이’라고 이름 붙였다. 

 민병천 감독은 “태권브이 10대 기술에 입각해 제작했다”며 “무게로 인해 걸어 다닐 수는 없지만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고 목과 팔이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3층 옥상에는 4m, 2m 등신대로 다양한 모델의 태권브이를 비롯해 훈이와 영희, 깡통로봇, 악당 카프박사의 딸 메리도 만날 수 있다. 총 80여점이 도열돼있다. 

 입장료는 성인 2만5000원, 어린이(24개월~13세) 2만원으로 싸지 않다. 단체 관람하면 초등학생은 1만1000원이고 청소년은 1만2000원이다. 5세 이하보다는 그 이상 어린이에게 권할 만하다. 앞으로 보강할 부분도 많아 보인다.

【서울=뉴시스】민병천(왼쪽), 김청기 감독

【서울=뉴시스】민병천(왼쪽), 김청기 감독

 민병천 감독에 따르면 관람에 2시간30분~3시간이 소요되는데, 브이센터 내에 쉴만한 공간이 없고 어트랙션을 제하면 주로 시각에 초점이 맞춰진 전시라는 점이 한계다. 태권브이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부모세대와 달리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요소가 부족한 것이다.

 태권브이 마니아인 박종호 브이센터 대표는 “입장료를 할인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것”이라며 “전시 관람과 별개로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콘텐츠를 더욱 확대해날 것”이라고 했다.

 민병천 총감독은 조만간 태권브이를 주제로 한 실사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애니와 실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기존에 추진되던 프로젝트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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