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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가계부채 해부②]가계 빚은 폭증하고, 연체율은 떨어졌다

등록 2015.11.29 08:17:09수정 2016.12.28 15: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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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AP/뉴시스】6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시내의 한 은행 ATM(현금지급기)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하루 인출 한도를 60유로로 제한하고 있다. 2015.07.07

가계 빚, 2013년 3분기 991조에서 2년 새 1166조  연체율은 2013년 2.18%에서 최근 1.95%까지 추락  저금리에 '갚는 사람'과 '쓰는 사람' 뚜렷하게 구분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 #1. A씨(29․여)는 결혼준비를 위해 최근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평생 한 번 있는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A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매일 아침 샐러드를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주문했고, 마사지샵도 등록했다. 평소 사고 싶던 화장품과 신혼여행에서 쓸 카메라도 구입했다. A씨는 벌써 700만원을 썼다.

 A씨는 "결혼 후 6개월 내에 다 갚을 수 있을 만큼 소비를 할 예정"이라며 "금리가 높지않고 또 블랙프라이데이 등 행사도 많아 모두가 빚이지만 물건은 싸게 사고 있다"고 말했다. 

 #2. 세 개의 적금 통장을 갖고 있는 B씨(45)는 두 개의 적금통장을 깨고 은행에서 빌린 자동차 할부금을 모두 갚았다.

 금리인하로 적금금리는 2% 중반에 불과했고, 자동차 할부금 이자 역시 3%중반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B씨는 "가족에게 생길 혹시 모를 상황 때문에 모아두던 자금이었지만 미국금리 인상 등으로 이자가 오를까봐 미리 갚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가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의 2015년 3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가계부채 3분기 말 가계신용은 1166조원으로 2분기말(1131조5000억원) 보다 34조5000억원(3.0%)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증가다. 전년 동기 대비(1056조4000억원)로는 109조6000억원 늘어 1년새 10.4%나 불어났다. 2013년 3분기 991조에 비해서는 무려 175조가 증가한 셈이다.

 마이너스통장의 대출도 함께 늘고 있다. 10월 마이너스통장 대출 규모는 159조원 수준으로 앞선 달보다 2조원이 늘어났다.

 하지만 제때 갚지 못하는 '연체률'은 오히려 감소세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대출 연체률은 2013년 2.18%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최근 1.95%까지 떨어졌다.

 각 은행을 살펴봐도 연체율은 하락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0.45%를 기록한 연체율이 올해 3분기 0.40%로 0.05%포인트 낮아졌다. 우리은행은 0.65%에서 0.49%로 0.16%포인트 개선됐다.

 기업은행 역시 같은 기간 0.38%에서 0.48%로 0.1%포인트, KEB하나은행은 0.51%에서 0.32%로 0.19%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저금리로 인한 효과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눈에 띄게 소득이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체율이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금리인하로 보인다"며 "가계부채 증가 속도 만큼 상환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적금을 깨고 돈을 갚는 고객과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이 뚜렷하게 나뉜다"며 "저금리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처럼 개인에 따라 극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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