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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종합]괴한 총격으로 터키 저명 변호사 사망…항의 시위 일어나

등록 2015.11.29 04:22:37수정 2016.12.28 15: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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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AP/뉴시스】터키의 저명한 인권변호사 타히르 엘치가 28일(현지시각) 동부 디야르바크르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총격으로 숨진 가운데, 이스탄불에서는 엘치 변호사가 암살당했다며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2015.11.29.

【이스탄불=AP/뉴시스】터키의 저명한 인권변호사 타히르 엘치가 28일(현지시각) 동부 디야르바크르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총격으로 숨진 가운데, 이스탄불에서는 엘치 변호사가 암살당했다며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2015.11.29.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터키에서 친(親)쿠르드 성향의 유명 변호사와 경찰관 1명이 28일(현지시각) 괴한의 총격에 숨졌다고 BBC방송과 ABC뉴스,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인권변호사이자 디야르바크르 변호사협회 회장인 타히르 엘치 변호사는 이날 오전 터키 동부 디야르바크르의 주요 사적인 미나렛(이슬람 사원 첨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총에 맞아 숨졌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 1명도 총에 맞아 숨졌다. 이들을 쏜 괴한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경찰관 2명과 기자 1명도 다쳤고, 사건 발생 지역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엘치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터키 당국과 PKK 사이의 충돌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PKK를 테러단체로 규정하지 말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이곳에서 총기와 충돌, (군사) 작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괴한이 쏜 총에 맞았다.

 이번 사망 사건을 두고 터키 정부와 쿠르드족 계열 정당·단체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터키 당국은 경찰과 쿠르드족 반군 '쿠르드노동자당(PKK)' 조직원 사이에서 벌어진 총격전 도중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터키 내무부는 괴한이 경찰관들을 겨냥했다고 발표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엘치 변호사가 총격전 도중 사망했는지 암살당했는지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쿠르드 정당 인민민주당(HDP)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대중들 사이로 총탄이 날아왔다"고 말했다. 또 엘치 변호사가 "계획된 암살"에 의해 살해됐다며 시위를 촉구했다. 디야르바크르 변호사 협회는 엘치 변호사가 괴한의 타깃이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수시간 뒤 이스탄불에서는 엘치 변호사가 암살됐다며 수백명이 모인 항위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살수차를 동원해 시위대를 분산시켰다.

 엘치 변호사는 지난달 한 뉴스 프로그램에서 PKK를 테러단체로 간주하지 말라고 정부에 요구했다가 테러리스트를 선전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엘치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발언 이후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이 사건은 테러리즘에 대처한 터키 정부가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터키와 미국, 유럽연합 등은 PKK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PKK는 1984년부터 터키 최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의 자치를 요구하며 터키 동남부에서 무장투쟁을 이어왔다. PKK는 2013년 정부와 휴전 협정을 맺었다가 지난 7월부터 다시 정부군과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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