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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정운호 게이트' 시발점은 조폭 김태촌 양아들 횡령 사건

등록 2016.05.17 11:27:50수정 2016.12.28 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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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촌 양아들 횡령 사건 관련 여성 휴대전화서 금전거래장 사진 확인
 지난해 추석 직전 롤링업자 체포…정운호 등 중견기업 대표들 수사 가속도
 정운호 구속 이후 보석 받으려 무리수 남발 과정에서 '법조 게이트'로 발전
 
【서울=뉴시스】김준모 김예지 기자 = 전관 변호사 로비 등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정운호 게이트'의 시작은 사실상 지난해 검찰이 김태촌 양아들 횡령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3월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의 양아들이라고 주장하는 김모(46)씨를 횡령 등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김씨는 코스닥 기업을 무자본 인수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범서방파 행동대장 출신인 김씨는 2013년 1월 숨진 김태촌씨 양아들이라고 주장해 이 사건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마카오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했다는 단서를 포착했다. 검찰은 김씨의 코스닥 기업 횡령 사건 뿐만 아니라 해외 원정 도박 사건도 수사하기에 이른다. 

 검찰은 특히 해외 도박장 운영 실태를 수사하면서 김씨의 자금 흐름을 살펴보던 중 사건과 관련된 한 여성의 휴대전화에서 금전거래 장부를 찍은 사진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여성에게 사진의 실체를 추궁했고 결국 해외 원정 도박을 위한 '환치기' 내역이라는 진술을 받았다. 이후 검찰은 김씨와 해당 여성 등을 상대로 마카오 해외 원정 도박을 한 장본인들을 집중 추궁했고, 그 과정에서 지난해 추석 직전인 9월 마카오에서 불법도박장을 운영한 광주 송정리파 행동대원 이모(40)씨를 인천공항에서 체포하면서 수사에 활기를 띄게 됐다.

 롤링업자(도박중개업자)인 이씨는 해외 원정을 알선한 뒤 수수료를 챙기고 도박꾼들에게 자금을 대주는 일을 해 당시 수사의 핵심 인물로 꼽혔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롤링업자 이씨가 검찰이 이미 파악하고 있던 도박꾼들 혐의에 대해선 인정했지만 그 외 사안에 대해선 일체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며 "그 롤링업자는 귀국 당시 수첩 하나도 들고 오지 않았었다"고 전했다.

 검찰이 확인했던 명단에는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 10여명의 중견기업인들이 포함돼 있었다. 검찰과 경찰은 정 대표의 2012년 300억원대 마카오 원정 도박 의혹을 수사했음에도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해 2014년 무혐의 처분했지만, 계속된 수사를 통해 마침내 도박 혐의를 입증했던 것이다.

 검찰은 이후 100억원대 원정 도박 혐의로 정 대표를 지난해 10월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재판을 받던 정 대표는 도박 사건 변론을 맡은 최유정(46) 변호사와 수임료 반환 문제로 다툼을 벌였다. 두 사람간 진실 공방이 막장으로 치달으면서 전관 변호사들과 법조브로커들이 정 대표 보석을 위해 검찰과 법원을 상대로 어떻게 로비를 벌였는지가 드러나면서 사건은 '정운호 게이트'로 비화됐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정 대표는 2012년 300억원대 마카오 원정 도박 의혹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아마도 마음을 놓고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전거래 장부를 찍은 사진이 발견되고 롤링업자가 체포된 것을 보면 정 대표 처벌은 사필귀정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대표가 그런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재판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다보니 사건이 '정운호 게이트'로 확대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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