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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끈질긴 수사로 장기실종 아동 12년 만에 가족 찾아

등록 2016.07.22 17:26:06수정 2016.12.28 17: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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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부산 동래경찰서는 22일 오전 경찰서 7층 여성청소년과 수사팀 상담실에서 12년 전 부모의 부재로 생사 조차 알 수 없었던 김모(15)군이 가족(고모)과 만나고 있다. 2016.07.22. (사진=동래경찰서 제공)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12년 전 부모의 부재로 생사 조차 알 수 없었던 장기실종 아동이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가족을 만났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22일 오전 경찰서 7층 여성청소년과 수사팀 상담실에서 김모(15)군이 12년 만에 가족(고모)를 만났다고 밝혔다.  

 동래서 여성청소년과는 지난 2월 23일 동래구 복산동주민센터로부터 2007년 취학통지서 발부대상자 중 미취학 아동인 김군에 대한 소재확인 요청을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김군이 등록된 주소지는 이미 폐쇄된 동래구 소재 여관(2012년 폐쇄)이었다. 또 김군의 아버지는 2009년 11월께 사망하고, 어머니는 주민등록 말소 등 행방불명 상태로 아동의 부모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군의 다른 가족을 수소문한 끝에 고모(김해 거주)와 외조부모(포항 거주)를 찾았다. 하지만 고모는 돌 무렵, 외조부모는 3~4세 때 김군을 본 것 외에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사실상 김군의 소재와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이 사건을 담당한 여성청소년 수사팀 소속 김부환 경위는 김군이 어디선가 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을거란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김 경위는 우선 외조모의 DNA를 채취해 실종아동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하고, 아동의 말소지와 예전 주소지 탐문을 시작으로 아동의 어머니 행적을 함께 수사했다.

 하지만 취업, 휴대전화 개설 내역 등 어디에서도 김군 어머니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수사의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김 경위는 아동의 아버지가 2004년 잠시 거주했던 한 교회의 선교사를 어렵게 수소문해 만났고, 당시 아동의 아버지가 자기 아들이 고아원에 있으니 데려오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받았다.

 이에 김 경위는 2002~2004년 당시 부산과 인근 지역 미아접수기관과 아동보호소, 아동복지시설 등을 상대로 약 250회 가량 방문 및 전화 수사를 진행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우연히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일하는 복지사가 12년 전 아동일시보호소에서 일을 하면서 그때 자기 이름을 'OO이'라고 말한 3살 가량의 아동에게 '차승원'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다시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10일 해운대구의 한 보호소에서 김군으로 추정되는 아동을 발견, 이 아동의 DNA를 채취해 감정을 의뢰했다.

 이어 지난달 23일 감정기관으로부터 외조모와 대상 아동이 동일 모계임이 배제되지 않는다는 가족관계 확인 결과를 받고 김군의 소재를 최종 확인했다.

 김군은 고모와 외조부모가 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헤어져 지낸 세월 때문인지 선뜻 감정을 표하지 못했지만, 이날 고모와 만난 이후 "내가 고아인줄 알고 지냈는데 저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것이…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고 그냥 마음이 따뜻해집니다"라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경위는 "수사 초기에는 대상 아동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던 막막한 상황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12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정말 기적처럼 실종아동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만약 외조모가 살아계시지 않았다면 DNA대조 수사로도 영영 가족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며, 오랜 기간 고아로 지낸 김 군이 가족의 정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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