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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 의장, 정말 대권 꿈 꾸나…정치권 시선 심상찮아

등록 2016.09.26 06:26:00수정 2016.12.28 17: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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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상정하고 있다. 2016.09.24.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상정하고 있다. 2016.09.24.  [email protected]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 과정에서 사실상 野 쪽  정기국회 개회사도 野 의견 두둔  차차기 대선 의식한 행보 관측나와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23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사실상 야당 손을 들어주는 듯한 본회의 진행을 보인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상황이면 당연히 야당 출신이기에 그쪽 편을 들어주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느냐"라는 일반적인 해석도 있지만, 정 의장이 임기를 마친 뒤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계획된 행보라는 관측도 있다. 차차기 대선을 염두해둔 것이란 이야기다.

  정 의장은 24일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상정된 본회의가 날을 넘기게 되자 직권으로 차수 변경을 하고 대정부 질문을 강제 종료시킨 바 있다. 관례적으로 차수 변경 시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치고 결정을 내린다. 정 의장 측은 여당과도 협의했다고 주장하지만 새누리당에서는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종이 1장 준 게 전부"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이날 새누리당은 의사 진행권을 심재철 부의장에게 넘겨달라는 요구를 했으나 정 의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본회의 진행을 이어갔다. 그는 또 본회의 도중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설전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정 의장의 이같은 모습을 두고 새누리당은 정 의장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야당 편을 들며 국회 일정을 강행해 결과적으로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국회법 자료를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자정을 3분여 앞두고 차수를 변경하고 대정부 질문을 중단시켰다. 2016.09.24.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국회법 자료를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자정을 3분여 앞두고 차수를 변경하고 대정부 질문을 중단시켰다. 2016.09.24.  [email protected]

 새누리당과 정 의장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정 의장은 1일 정기국회 개회사를 통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 공수처 신설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여야간 이견이 나오고 있는 민감한 현안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할 의장이 모두 야당 쪽 의견을 두둔했다고 강력 반발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개회사 내용에 항의하며 국회의장실을 점거했다.

 당시 이정현 대표는 "정 의장이 이런 일을 한 근본적 목적은 대선이다. 내년 대선에 본인이 나가든, 자기가 과거에 소속된 정당이 집권을 하게 할 순전히 대권병에 걸린 것"이라고 성토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국회의장을 하면 전부 다 대권병에 걸린다는 얘기가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결국 정 의장은 유감 표명을 하며 의사봉을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국회부의장에게 넘겼다.

 이런 일이 있은 뒤 불과 3주만에 다시 정 의장이 여당과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새누리당은 정 의장을 향해 강한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 의장이 무소속으로 중립을 지키며 국회의 원만한 운영을 하기보다 친정인 더민주만 두둔하는 행보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 의장의 친야(親野) 행보는 다분히 국회의장 이후의 큰 꿈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의장직을 통한 자기 정치를 하면서 야권 지지층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뒤 내년 대선이 아닌 그 다음 대권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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