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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 대선 1차토론] [종합] 트럼프 주장 '오류 투성이'

등록 2016.09.27 15:33:46수정 2016.12.28 17: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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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헴스테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첫 TV 토론 중 특유의 표정과 제스처를 해보이고 있다. 2016.09.27

【헴스테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첫 TV 토론 중 특유의 표정과 제스처를 해보이고 있다. 2016.09.27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마침내 미국 대선후보 1차 토론의 뚜껑이 열렸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26일(현지시간) 뉴욕 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1차 TV토론에서 일자리와 무역, 세금 등 경제 정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TV리얼리티 쇼 진행자 출신인 트럼프는 시종 높은 목소리와 화난 표정,큰 제스처로 클린턴을 몰아세웠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협정이다. 아마도 세계 역사상 최악일지도 모른다” “포드자동차가 떠나고 있다. 수천 개의 일자리가 미시간과 오하이오에서 사라지고 있다” 등 자극적인 주장으로 일관했다. 반면 클린턴은 차분한 목소리로 조목조목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두 사람의 토론 과정에서 나온 발언들에 대한 팩트 체크를 실시했다. NYT의 팩트 체크 결과 트럼프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클린턴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다”

 → 공식적으로는 확인된 바 없다. 클린턴은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오랫동안 사이버 공격을 해 오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보다) 더 훌륭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면서 보복 공격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최근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은 물론 국무부과 백악관 등에 대해서도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지만, 미국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러시아를 사이버 공격의 주범으로 지목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러시아일수도 있지만 중국의 소행일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최근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에 의한 것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

 ◇ 트럼프 “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았거나 리비아 유전을 장악했더라면 이슬람국가(IS)는 절대로 세력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런 주장이 틀렸다고 입증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1만 여 명의 미군을 이라크에 계속 주둔시켰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IS 수입의 대부분은 밀수와 점령지역 주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유전 기반 시설들도 대부분 파괴된 상태다.

 트럼프는 이번 토론에서 미국이 이라크의 유전을 차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10일 MSNBC방송 ‘모닝 조’에 출연한 자리에서도 “IS가 돈이 많은 이유는 기름을 가졌기 때문이다. IS가 가진 부의 원천부터 없애버려야 한다. 그중 가장 큰 것은 기름이다. 나라면 IS를 쫓아낸 후 미국을 위해서 기름을 뽑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의 기름을 차지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 만일 그랬다면 미국은 전 세계적인 비난과 항의에 직면했을 것이다. 이라크 국민들도 자국의 자원을 다른 나라에서 빼앗아 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비난을 무릅쓰고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수만 명의 미군을 투입해야 한다.

 ◇ 트럼프 “클린턴과 오바마가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시킴으로써 이라크와 시리아에 힘의 공백을 초래했다”

 → 틀렸다. 트럼프는 IS가 미군의 이라크 철수에 따른 힘의 공백을 파고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은 이라크에 주둔군을 남겨둬야 한다는 국방부의 제안을 지지했었다. 또한 온건한 시리아 반군 세력들을 무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

 ◇ 트럼프 “나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었다”

 → 틀렸다. 트럼프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넷매체인 버즈피드가 입수한 음성파일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라크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던 2002년 한 인터뷰에서 전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헴스테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첫 TV 토론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2016.09.27

【헴스테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첫 TV 토론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2016.09.27

 ◇ 트럼프 “클린턴은 IS와 전 생애를 걸고 싸워 왔다”

→ 틀렸다. 이슬람 과격무장 단체인 IS의 전신인 ‘이라크 알카에다’는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한 2003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클린턴은 1947년생이다. 이라크 알카에다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대적인 군사 작전에 의해 큰 타격을 입은 뒤 시리아로 도주했다. 당시 클린턴은 국무장관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한동안 지하에서 세력을 키운 이들은 IS라는 간판을 달고 모습을 드러냈다. IS는 2014년 알카에다로부터 공식적으로 독립했다. 이들 IS 세력이 다시 이라크로 진출한 것은 2014년으로 이때는 클린턴이 국무장관을 물러난 뒤였다.

 ◇ 클린턴 “국내의 자생적 급진 테러리스트들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망(intelligence surge)’이 필요하다”

 → 설득력이 없다. 미국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정보당국이 이를 공유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는 해외 테러리스트와 접촉을 하고 있는 위험인물들을 성공적으로 검거하고 있다.

 사법당국의 고민은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의 경우 설혹 의심이 갈만한 정보가 있더라도 범죄를 저지르기 까지는 마땅히 법집행을 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민주국가인 미국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흠모하는 건 범죄가 아니다.

 ◇ 트럼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역할분담에 제대로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트럼프 뿐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도  NATO 회원국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지적해 왔다. 그러나 NATO가 테러리즘과의 싸움을 등한시 하고 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NATO는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퇴치 작전 등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 트럼프 “중국이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통화를 평가절하를 하고 있다.”

 → 한물 간 비난공세다. 통화를 평가절하하면 수출 경쟁력이 생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중국정부가 지난 수년 동안 위안화 가치 절하를 위해 개입을 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정부는 위안화의 안정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엔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려는 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 트럼프 “포드자동차가 떠나고 있다. 수천 개의 일자리가 미시간과 오하이오에서 사라지고 있다”

 → 틀렸다. 포드는 소형차 생산 공장을 멕시코로 옮겼다. 그러나 그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 손실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지난 한 세대 동안 오하이오와 미시간의 주요 제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지난해 오하이오와 미시간에서는 각각 7만8300개와 7만58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지난 8월 미시간과 오하이오의 실업률은 각각 4.9%와 4.7%를 기록했다.

  ◇ 클린턴 “트럼프의 세제 개편으로 인해 연방정부는 5조 달러 이상 부채를 더 지게 될 것이다”

 → 대체로 맞다. 미국의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조세재단(Tax Foundation)은 트럼프의 세제 개편은 4조4000억 달러 정도의 부채를 유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세정의를 위한 시민 모임(Citizens for Tax Justice)’은 최소한 4조8000억 달러의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헴스테드=AP/뉴시스】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첫 TV 토론 중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6.09.27

【헴스테드=AP/뉴시스】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첫 TV 토론 중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6.09.27

 그러나 트럼프 캠프측은 부채 증가 규모가 2조600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측은 세금을 낮추면 경제가 활성화되고 이를 통한 적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 트럼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협정이다. 아마도 세계 역사상 최악일지도 모른다”

 → 틀렸다. NAFTA는 지난 20여 년 동안 뜨거운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돼 온 이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큰 이슈가 되지를 못했다. 미 의회 조사연구소에 따르면 NAFTA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전반적인 순기능은 비교적 보통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캐나다,멕시코 등과의 무역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 트럼프 “우리는 한해 8000억 달러 정도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

→ 틀렸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5000억 달러였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 트럼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저금리를 유지함으로써 정치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

→ 틀렸다. 근거 없는 비난이다.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 내에서도 금리를 올리자는 매파와 저금리를 유지하자는 비둘기파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연준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연준이 정치적 행보를 한다는 건 근거없는 비난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클린턴 “트럼프는 기후변화가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 사실이다. 2012년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지구 온난화라는 개념은 중국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떨어트리기 위해 지어낸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지난 여러 해 동안 트럼프는 지구 온난화는 지어낸 허황된 사기극이라고 되풀이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클린턴 “트럼프는 아버지로부터 1400만 달러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 맞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자수성가한 부동산 재벌이 아니라 아버지로부터 1400만 달러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저 돈을 조금 빌렸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출과 기증의 형식으로 1400만 달러를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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