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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단독]인터넷쇼핑몰 '랜덤박스', 소비자 피해 우려…중국산 저가 제품이 고가품 둔갑?

등록 2017.01.16 17: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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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랜덤박스 쇼핑몰에서 6만원 최고급형을 선택해 배송받은 시계(왼쪽부터)와 동일 브랜드 제품들이 인터넷 포털에서 23만7000원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선 20달러(약 2만3600원)에 무료배송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jmkim@newsis.com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랜덤박스 쇼핑몰에서 6만원 최고급형을 선택해 배송받은 시계(왼쪽부터)와 동일 브랜드 제품들이 인터넷 포털에서 23만7000원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선 20달러(약 2만3600원)에 무료배송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email protected]

6만원 최고급형 랜덤박스로 받은 시계, 포털에 검색해보니 23만7000원
실제론 中서 40달러에 팔리는 저가 제품으로 알려져 뒤늦게 환불조치도
대박만 노리고 구매했다간 낭패볼수도… 실제 구매후기 꼼꼼히 확인해야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20대 소비자 A씨는 블로그 등에 있는 글을 통해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무작위로 박스에 담아 판매해는 이른바 '랜덤박스' 시계 최고급형 제품을 6만원에 구매했다. 잘 알지 못하는 브랜드였지만 포털에서 가격을 검색해본 결과 소비자 가격이 23만7500원짜리였다. 이에 A씨는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17만7500원의 이득을 봤다는 기분이 들며 구매 만족감을 보였다.

 A씨는 그러나 제품을 받아본 뒤 뭔가 찝찝한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해당 제품은 중국산 저급품이었다. 국내 포털사이트 상에 올라와 있는 가격만 확인했고 해외에서 실제로 얼마에 팔리는지 몰랐던 것이다.

 A씨의 제보를 받은 뉴시스는 해당 제품과 쇼핑몰에 대해 취재를 벌여 '랜덤박스'로 고가의 시계를 받는 '대박'도 있었지만, 이보다는 한번도 브랜드를 들어보지 못한 제품들을 받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취재결과 해당 시계는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불과 5분의1도 채 안되는 40달러(한화4만8000원·직구 해외 배송비 포함)에 판매되는 저가 중국산 시계였다. 해당 브랜드의 시계를 공급중인 시계판매 업체는 남대문 수입상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제조한 시계를 국내에 수입·판매하고 있는 업체로 확인됐다.

 해당 랜덤박스 통신판매업체 관계자는 "시계 수입업체(도매상)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어, 제품이 해외에서 얼마에 판매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신경을 쓰지 못했다"면서 "해당 제품은 고객의 불만에 따라 환불조치됐고, 이 브랜드의 시계는 더 이상 취급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3개월간 납품사실 확인서를 제시했다. 7000여개의 시계 제품 구매 내역이 적혀있는 확인서에 따르면 마리끌레르(marie claire), 버닝 베어(burning bear), 뱅크(banc) 등 어느 정도 브랜드가 알려진 제품이 대부분이었고, 메트로시티(metrocity) 등 중가 브랜드도 다수였다. 다만 태그호이어(tag heuer), 티쏘(tissot), 해밀톤(hamilton), 구찌(gucci) 등 고가 제품은 3개월간 납품 받았던 전체 7000여개의 시계 중 각각 1개씩에 불과했다.

 업체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라 제품 구입비 외에 마케팅비, 인건비 등 비용도 많이 드는 상황"이라며 "애초에 박리다매를 염두하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계들도 고객들이 가성비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시계를 엄선하고 있다"면서 "랜덤박스 특성상 만족을 하는 구매자도 있는 반면 불만족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가장 저가의 제품을 받아보는 경우에도 소비자들이 손해를 봤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금 제품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업체에선 '랜덤박스' 구매후기도 사전 검열 형태로 자신들에게 불리한 소비자들의 구매후기를 삭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리한 내용만 게시하며 사행심리를 이용해 제품을 판매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포털 블로그나 카페 검색을 통해 비판글을 게시한 사람에겐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법적조치를 거론하며 삭제를 유도했고, 포털사이트에 관련 내용을 신고해 삭제처리되도록 조치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유명 포털에서 해당 랜덤박스를 검색해보면 호평 일색이다.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최근 랜덤박스 판매 형태의 인터넷쇼핑몰이 인기를 끌고 있어 여러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어 구매 비용에 비해 저가의 제품이 배송됐다는 피해 사례도 다수 접수되고 있다"면서 "실제 구매후기를 꼼꼼히 확인하고 사행심리에 자극돼 불필요한 구매를 하는 일을 삼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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