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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정환 맛있는집]새해, 만두·조랭이떡국 어때요?

등록 2011.12.31 08:41:00수정 2016.12.27 23: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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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의 ‘맛있는 집’  한국은 떡국, 중국은 만두를 먹으며 새해를 맞이한다.  떡국과 만두를 함께 맛보며 신년을 힘차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곳이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체험거리인 인사동길 수도약국 골목 안 경인미술관 앞 ‘개성만두 궁’(02-733-9240) 이다. 정확한 주소는 종로구 관훈동 30-11이다.

【서울=뉴시스】김정환의 ‘맛있는 집’

 한국은 떡국, 중국은 만두를 먹으며 새해를 맞이한다.

 떡국과 만두를 함께 맛보며 신년을 힘차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곳이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체험거리인 인사동길 수도약국 골목 안 경인미술관 앞 ‘개성만두 궁’(02-733-9240) 이다. 정확한 주소는 종로구 관훈동 30-11이다.

 30년 전통이라는 음식 맛을 떠나 지금은 갈 수 없는 북녘 땅 개성식 떡국과 만두를 선보인다는 점이 더 큰 추천 이유다. 북의 김정일 사망으로 통일에 대한 희망이 다시금 싹트기 시작한 새해에 찾는다면 더욱 의미있는 곳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6·25동란 전 38선 시절에만 해도 다른 곳은 몰라도 개성이 우리 땅이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그 마음이 더욱 애틋하다.

 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절식은 역시 ‘조랭이 떡국’(8000원)이다. 경기 개성 향토음식 중 하나다. 가래떡을 비스듬히 썰어서 끓이는 일반 떡국과 달리 조랭이 떡국은 떡이 누에고치 모양이다. 고려의 도읍이었던 개성 사람들이 갖고 있던 ‘새로운 왕조 조선을 이 떡처럼 비틀어버리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처음 조랭이 떡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마냥 신기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앞니로 떡을 잘라 먹으면 더욱 재미있다. 사골을 푹 고은 뒤 양깃머리를 넣고 끓인 국물은 정말 진하고 감칠맛이 난다.

【서울=뉴시스】김정환의 ‘맛있는 집’  한국은 떡국, 중국은 만두를 먹으며 새해를 맞이한다.  떡국과 만두를 함께 맛보며 신년을 힘차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곳이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체험거리인 인사동길 수도약국 골목 안 경인미술관 앞 ‘개성만두 궁’(02-733-9240) 이다. 정확한 주소는 종로구 관훈동 30-11이다.

 만두는 역시 북한식인 ‘평양만두’와는 또 다른 맛을 낸다. 큼직한 모양새는 별 차이가 없지만 야채가 좀 더 많이 들어가 개운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남녀상열지사를 읊은 고려가요 제목이자 조인성(30) 주진모(37) 송지효(30)가 주연한 유하(48) 감독의 2008년 영화 제목이기도 한 ‘쌍화점’이 만두집이었던 것처럼 한국에서 만두의 역사는 고려에서 시작됐다. 그러니 개성의 만두가 한국 만두의 원조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만두를 75년 동안 빚어 온 임명숙(95) 할머니의 대를 이어 3대째 운영해온 가게답게 만두 모양도 정갈하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개성만두찜’(6개 8000원)과 ‘개성만두국’(8000원), ‘조랭이 떡만두국’(8000원) 등 단품 메뉴와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한 ‘만두전골’(1인 1만원)으로 맛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독특한 풍미를 자랑하는 것은 만두전골이다. 큼직한 만두 8개와 조랭이 떡, 당근, 호박, 팽이버섯과 함께 청양고추가 들어간다. 정말 맛있는 것은 국물이다. 깔끔하면서 칼칼한 것이 닭이나 해물이 아닌 소 사골과 양깃머리 국물이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요즘 인기 높은 ‘꼬꼬면’, ‘나가사끼 짬뽕면’ 등 ‘하얀국물 라면’의 그것과 흡사하다. 한 마디로 맵고 얼큰한 것과는 엇나가 있는 젊은 세대의 입맛에 딱 맞는 맛인 셈이다. 만두나 조랭이 떡은 물론 국수 사리(4000)나 모둠사리(1만원)를 추가할 수도 있다. 아니면 국물을 조금만 남겨 죽(1인 2000원)으로도 맛볼 수 있다.

 한국을 찾는 해외관광객이 1000만명에 육박한 해답게 이 집도 동서양 외국인들로 넘쳐난다. 덕분에 점심 때 가면 5분 정도는 기본적으로 기다려야 한다. 어떤 날 점심시간에는 60석짜리 실내에 외국인, 특히 일본인들이 더 많을 경우도 있다. 그래서 기다린다면 오히려 기뻐하자. 달러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문화부 차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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