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암 혈관을 정상으로 바꿔 암 억제 가능"
【대전=뉴시스】비정상적인 암 혈관과 TIE2 활성화로 정상화된 암 혈관의 모식도. 암 혈관에 연구진이 제작한 TIE2 활성 항체를 투여할 경우 주변지지세포 및 내피세포의 결합이 강화돼 암 혈관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이 정상 혈관과 비슷하게 변화한다. (사진=IBS 제공)
기존 암 치료가 암 세포 자체를 공격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과 달리 암의 미세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암을 억제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어서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과 박진성 연구원(KAIST 박사과정생)이 암 혈관을 정상 혈관으로 바꿔 암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암 세포는 스스로 혈관을 만들어 세포를 성장 또는 전이시킨다.
암 혈관은 정상 혈관과 달리 혈관 주위를 감싸는 주변지지세포가 없고, 혈관내피세포 사이 틈이 벌어져 있어 혈액이 종양 주위 조직으로 새어나오게 한다.
이는 결국 암 혈관을 자라게 하는 저산소증을 유발하고 항암제 전달을 어렵게 해 암을 성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악순환의 단초를 제공한다.
그동안 암혈관 생성을 억제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돼 왔지만 특정 암에만 효과를 나타내는데 그쳤다.
연구진은 암 혈관에서 자주 발현되는 수용체 단백질(TIE2)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혈관의 분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진은 암혈관의 TIE2 수용체를 활성화하면 암 혈관을 안정화하면서 주변 지지세포들을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대전=뉴시스】사진 왼쪽부터 고규영 혈관연구단 단장, 박진성 혈관연구단 연구원
그 결과 TIE2 활성 항체는 불안정한 암 혈관을 정상 혈관으로 만들어갔다. 종양 내부로 혈류가 증가해 충분한 산소 공급이 이뤄지며 약물 전달량과 면역세포의 침투가 증가했다.
또 혈액 누출은 줄고 부종도 감소했다. 연구진은 항체와 항암제를 병용 투여하면 항암제만 투여했을 때보다 종양 크기가 40% 감소하고, 평균 생존기간도 42% 이상 증가함을 확인했다.
TIE2 활성 항체(ABTAA)를 사용하면 암 혈관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을 안정적으로 바꿔 암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고규영 단장은 "암 혈관을 정상화한다는 역발상으로 새로운 연구와 치료 방향을 제시했다"라며 "암 미세환경을 총체적으로 변화시켜 치료에 용이한 환경을 만든다는 개념은 향후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캔서 셀(Cancer Cell, If 23.214)' 온라인에 이날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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