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성추행' 논쟁 계속
성별 갈등 재점화 양상

대법원이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 유죄 확정판결을 내면서 재차 젠더갈등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남편의 무죄를 주장하며 1심 판결 직후 최초 공론화를 한 피고인 A씨의 아내는 12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날 A씨의 강제추행 혐의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및 160시간의 사회봉사,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3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했다. 판결의 핵심은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이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모순되는 부분이 없는 점과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전제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여론은 찬반이 뚜렷하게 나뉜다.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만으로 A씨를 성추행범으로 모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반대 여론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개진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기사에는 "이제 여자가 마음 먹고 시나리오를 짜서 일관되게 진술하면 선량한 가장을 골로 보내버릴 수 있는 세상이 왔다"(아이디 pjkb***)는 댓글이 달렸다. 아이디 '폴라리****'는 "이 사건 터진 날부터 길을 걷다가도 여자가 걸어오면 그냥 차도로 내려간다"며 "차라리 차에 치이는 게(낫다)"고 했다. 누리꾼 '대한국*'과 '하*'은 "폐쇄회로(CC)TV로는 성추행을 확인할 수 없고 피해자 주장만 있는데도 유죄"라며 "성범죄는 유죄 추정의 원칙인 나라"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남성이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 'YOU**'는 "이 나라에서 그냥 남녀 간 선이 그어져야 한다"며 "서로 단절돼 눈길도 주지 말자. 버스도, 전철도, 모든 공공시설에서 전부 남녀를 나누는 방식으로 만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반대로 대법원 판결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피해를 호소하는 주장의 신빙성에 수년간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본다. 전모씨는 "대법원 판결로 지나치게 가해자를 옹호하는 분위기가 드러난 것"이라며 "유죄가 확정된 건 다행이지만 피해 여성이 지난 2년 간 2차 가해로 고통스러웠을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했다. 누리꾼 '키*'는 "다른 각도의 영상을 보면 남성이 팔을 뻗자 마자 여성이 뒤를 돌아본다"며 "강한 신체접촉이 있지 않고서야 뒷통수에 눈이 달린 게 아닌데 어떻게 알겠냐"고 지적했다. 손모씨 역시 "결과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당시 상황을 제대로 알고는 있을지 의문"이라며 "피해자가 있는 상황을 젠더갈등으로 몰고 가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남모씨는 "이 판결을 보고 성범죄자로 몰릴 것을 두려워하는 남자들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맥락 없이 꽃뱀 운운하는 것은 스스로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자신이 없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자신을 A씨의 아내라고 밝힌 한 인물이 이날 선고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려 "과학적으로 분석한 영상자료도, 증인의 말도 다무시한 채 오로지 일관된 진술 하나에 남편이 강제추행 전과기록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며 "어디가서 이 억울함을 토해내야 하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대법원 선고를 받고 내려오는 길이라며 전화가 와 '딱 죽고 싶다'고 하더라"며 "그냥 똥밟았다고 생각하자고 덤덤한 척 얘기했지만 도대체 왜 저희 가족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업다"고 토로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일행을 배웅하던 중 모르는 사이의 여성 B씨의 신체 부위를 움켜잡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지난해 9월 B씨 진술의 신빙성을 이유로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했다. 이후 항소심이 진행됐지만, 2심도 1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A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추행의 정도가 무겁지 않다고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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