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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돈봉투 만찬' 이영렬·안태근 면직···김영란법 수사 의뢰

등록 2017.06.07 15:24:19수정 2017.06.07 21: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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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왼쪽)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왼쪽)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감찰위원회, 이영렬·안태근 2명에 면직 권고
이영렬 수사 의뢰···안태근 감찰기록 검찰 이첩
노승권 중앙지검 1차장 등 나머지 참석자 경고
"오간 돈, 뇌물이나 횡령으로 보기 어려워"

【서울=뉴시스】표주연 김승모 기자 = 이른바 '돈봉투 만찬'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면직 처분이 권고됐다. 이 전 지검장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수사도 의뢰키로 했다.

 법무부는 7일 감찰위원회를 개최해 돈봉투 만찬 문제를 심의한 뒤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은 4월21일 이영렬 전 지검장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만찬 과정에서 돈봉투가 오고 간 것에 대해 ▲자금출처 ▲제공이유 ▲지출의 적법여부 ▲관련법령 위반여부 ▲법무·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체계 등 확인에 중점을 두고 감찰을 진행해 왔다.

 합동감찰반은 만찬 참석자 전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것을 시작으로, 현장 조사, 감찰대상자 전원에 대한 소환조사, 통화내역 분석, 특수활동비 계좌 및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 본인 및 가족 계좌 입출금내역 확인, 예산담당자·수행기사·부속실 직원 등 23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 관련 자료 분석 등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이 만찬은 이 전 지검장이 안 전 검찰국장에게 제안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안 전 검찰국장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의 노승권 1차장, 부장검사에게 100만원 또는 7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수사비 명목으로 지급했고, 이 전 지검장도 법무부 검찰과장, 형사기획과장에게 각각 10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격려금 등 명목으로 건넸다.

 참석자 10명의 식대 합계 95만원은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전 지검장의 수행기사가 서울중앙지검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했다. 이후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은 만찬 직후 서울중앙지검 부장 중 한 명에게 봉투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이 지검장에게 반환했다.

 당시 이들이 주고받은 금원의 출처는 모두 특수활동비로 확인됐다.

 감찰위원회는 이날 오전 이 같은 감찰결과를 토대로 회의를 개최하고 심의를 진행했다.

 감찰위원회는 심의결과, 이 전 중앙지검장은 청탁금지법과 법무부 예산 집행지침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게 각각 10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격려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1인당 9만5000원의 식사를 제공한 점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또 검찰사무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초래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검사 품위를 손상했다고 규정했다. 다만 이들이 주고받은 격려금이 뇌물 성격은 아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반면 안 전 검찰국장의 경우 특수활동비의 용도 범위 내에서 수사비를 지급한 점 등을 들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이날 주고받은 격려금이 우병우 수사팀의 직무수행 관련 '대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검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면전에서 이루어지는 부하직원들의 부적절한 금품 수수를 제지하지 않고 방관하는 등 부절적한 행동을 보였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감찰위원회는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해 면직청구가 타당하다고 권고하고, 이 전 지검장의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안 전 국장 등에 대한 관련 고발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접수돼 있는 만큼 수사에 참고할 수 있도록 감찰기록을 이첩하기로 했다.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 나머지 참석자들은 모두 검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한 점 등 비위 혐의가 인정되지만, 상급자의 제의에 따라 수동적으로 참석한 점 등을 감안해 각각 '경고' 조치하도록 권고했다.

 이 외에도 감찰위원회는 특수활동비 집행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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