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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교사 감축에 전문상담교사로 발령 돌려막기?…위기학생 관리 '빨간등'

등록 2017.12.31 09: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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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위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국영수 교사 선발 감축 후폭풍
 일부 교육청, 교과교사 전문상담교사로 발령 추진
 전과 희망 교사에게 신청서 제출 받아
 상담교사 임용 준비생 향후 티오 줄까 발동동
 교육부 "교사 전과 추진은 교육청 자율"

【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교육부가 2018학년도 교과 교사 선발 인원을 대폭 줄이면서 학교현장에서 교과 교사를 전문상담교사로 발령 내 교과 교사 자리를 만드는 방안이 추진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대구·부산교육청 등 일부 교육청이 국어·영어·수학 등 교과 담당 교사 중 희망교사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연수를 받도록 한 뒤 전문상담교사로 발령을 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위기학생을 돕는 전문상담교사의 전문성이 떨어져 결국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상담교사 임용 준비생들과 현직 교사 등에 따르면 최근 대구·부산 교육청 등이 국어·영어·수학·지리·생물·일본어·한문 교과 담당 교사 중 희망교사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연수를 거쳐 내년 중 전문상담교사로 발령을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직 교사 A씨는 "경력이 적은 교사, 일본어와 한문 교과 담당 교사를 우선적으로 뽑는다고 들었다"며 "대구교육청에서 관할 중고교로 공문을 내려보냈고 학교장은 교과 담당 교사들에게 전과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직 교사 B씨는 "전과를 희망하는 교사들이 이미 전과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과 희망자는 80시간 연수를 거쳐 내년 2학기 중 발령을 받게된다"고 했다. 교과 담당 교사들이 짧은 기간 연수를 받고 전문상담교사로 나서게 되는 것이다.

 전문상담교사는 학생 심리 분야 전문가다. 심리학과 전공학생이 교직을 이수해 임용고시를 붙거나 3년 이상 경력교사가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심리 교육을 받아야만 전문상담교사가 될 수 있다.

 올해 전문상담교사 임용시험을 치른 C씨는 "전문상담교사는 학생들의 이상심리(정신질환)와 상담기법 등에 대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데 (교과 교사가)짧은 연수를 받고 전과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교직 경력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전문지식도 훈련도 받지 않은 교사들은 심리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학교현장에서는 교육부에서 목표로 잡은 '1학교 1인 전문상담교사' 배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에 대한 심리상담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교육청이 전문상담교사 자리를 교과 담당 교사로 대체하려는 것은 줄어드는 교과 교사 자리를 어떻게든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중·장기 교원 수급 대책을 소홀히 해 2018학년도 중등 교사 선발 인원을 대폭 줄였고, 그 결과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 임용 경쟁률은 수십대일을 기록했다. 중등 교사 되는 것은 바늘구멍 뚫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현직교사 B씨는 이와 관련해 "교육청이 각 과목의 전문성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교과 담당 교사 구제하기식 교사 중심 행정을 추구한다면 학교상담은 질적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기존 정교사들의 다른 교과 및 다른 비교과로의 전직(전과)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 신청자는 "기존 정교사들이 전직을 해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버젓이 근무하고 있다"며 "이는 해당 분야를 전공해 정교사자격증을 따 수년째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청년들의 입장에서 볼 때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썼다.
 
 교육부는 교과 교사의 전문상담교사로의 전과는 시·도 교육청 자율에 맡겨져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의 전과는 교육청 자율로, 교육부와 상의된 바 없다"며 "부산 교육청에서 전과를 추진 한다는 얘기는 있었는데 연수시간 등 세부적인 내용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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