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길냥이들]학생증 준 '숙묘지교'…수의학과 출동 '꽁냥꽁냥'
특이사항 적어 학생증 준 숙대 ‘숙묘지교’
"우리보다 학교 더 열심히 다니는 아이들"
아픈 고양이 새벽 3시, 6시에도 구조 나서
수의학과 모임서 시작한 건대 '꽁냥꽁냥'
질병에 대한 전문적 접근…캣맘들과 협업
카라 도움, 올초에만 20마리 중성화 수술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숙명여대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 '숙묘지교'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고양이 학생증. 2018.05.11 (사진 =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email protected]
숙명여대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 '숙명이'는 지난 3월14일 학생증을 받았다. 학생증에는 이름, 나이, 중성화 여부, 구분 포인트 등이 적혀있다.
숙명여대 길고양이 동아리 '숙묘지교' 회장 김소정(21)씨는 "우리보다 학교를 더 열심히 다니는 애들이라서 만들어줬다"며 "밖에서 놀다가 학교 들어오는 게 학생 같다"고 말했다. 학생증을 받은 고양이는 15마리 정도다.
숙묘지교는 캠퍼스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고 구조 활동을 벌이는 교내 동아리다. 숙명여대의 '숙'과 고양이 '묘(猫)'자,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사자성어에서 이름을 땄다. 숙명여대와 고양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는 뜻이다.
김씨는 "지난해 꼬리가 썩은 숙명이를 구조해 치료하다가 혼자서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효율적으로 구조 활동을 벌이고 다른 고양이들도 같이 돌보기 위해 동아리를 만들었다.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숙명여대 학생들이 설치한 급식소를 이용하는 길고양이. [email protected]
올해만 해도 꼬리가 썩은 '다비'를 수술대에 올렸고, 다리를 절며 돌아다니는 '파이프'를 데려가 엑스레이를 찍었다. 뒷다리 뼈가 조각난 '아르곤'을 큰 병원에서 치료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으로 72만2150원을 모으기도 했다.
김씨는 "돈이 부족해 구조를 망설이지 않도록 재정을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였다"며서 "모금이나 굿즈 판매를 해 지금은 바로 구조할 수 있는 재정 상태"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픈 애들이 안 잡히는 게 제일 힘들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건국대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 '꽁냥꽁냥'이 제보를 받고 구조한 삼식이. 2018.05.11 (사진 =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email protected]
꽁냥꽁냥은 수의학과 소모임에서 시작됐다. 회장 최아름(24)씨는 "지난해 초에 교수님이 먼저 길고양이를 돌보는 동아리를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며 "길고양이 돌봄 활동은 학교 전체를 아우르는 일이고 인력도 부족해 다른 과 학생들도 모집했다"고 전했다. 현재 수의학과 학생 20여명을 포함한 60여명이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캣맘'의 제보를 받아 구조활동을 벌인다. 최씨는 "구역마다 고양이를 돌봐주는 캣맘이 많다"면서 "자기 새끼처럼 밥을 주고 돌보다가 아프면 우리에게 제보를 한다"고 했다.
피를 토하는 '삼식이'도 제보를 받고 구조했다. 병원으로 보내져 구내염 판정을 받은 삼식이는 전발치 수술을 하고 방사됐다.
꽁냥꽁냥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지원을 받아 올해 초 길고양이 20마리를 중성화수술 시키기도 했다. 최씨는 "밥을 잘 주고 싶어도 고양이 수가 늘거나 소음이 발생하면 다른 사람들과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중성화 수술을 하면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라에서 길고양이 보호 활동을 하는 한혁 부팀장은 "대학이라는 공간은 도심 내 녹지공간이기 때문에 고양이 돌봄 활동을 하기에 좋은 공간"이라며 "사람이 수천명 밀집해있는 곳이라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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