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故이재수에 미안해"…전직 국방장관들 조문(종합)
김관진·권영해 등 전직 국방장관들 조문 행렬
한민구 "임기 3개월 겹쳐…사건 언급 어려워"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이 9일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18.12.09
9일 오후 3시19분께 강남구 서울삼성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이 장군(이 전 사령관)은 저와 오랫동안 고락을 함께 해 온 사람"이라며 "슬픈 일을 당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장군은 명예를 중요시하는 사람이자 소신이 확실한 군인"이라며 "그가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유서를 통해) 말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사령관의 직속 상관이기도 했던 한 전 장관은 "끝나기 3개월 정도 시기가 겹쳤다"며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빈소에서 약 1시간16분 동안 머물렀다.
이에 앞서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부장이 오후 2시15분께 이 전 사령관의 빈소를 찾았다.
안기부장 재임 당시 총풍·북풍 등 공안사건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는 권 전 부장은 "나도 조사를 받았었다"며 "당사자가 아니면 그 마음 모른다"고 말했다.
권 전 부장은 당시를 회고하며 "모든 책임은 나에게 묻고 이 사건으로 조직과 부하를 건들지 말라고 탄원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며 "이재수씨도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인 8일에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조문을 와 이 전 사령관에 대해 "훌륭했던 사람이었고, 참군인이었다. 애석한 마음으로 애도를 표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 정권의 이른바 '적폐 수사' 논란에 대해서는 "그것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전 장관 역시 '적폐 수사’의 하나인 지난해 군 사이버사 댓글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11년 11월~2013년 6월 사이버사령부 사령관, 부대원 등에게 온라인상에 정부·(당시)여당 지지 및 야당·야권 비난 등 정치적 의견의 글 9000여개를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오피스텔 13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그는 2014년 기무사 내에 '세월호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유가족 동향을 사찰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으로 그동안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 3일 법원은 기각했다. 법원은 당시 "구속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이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 전 사령관은 구속은 피했으나 그간 검찰 수사에 상당한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튿날인 8일 공개된 이 전 사령관의 유서에는 정권의 '적폐 수사'에 대한 원망이 담겼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5년이 다 돼 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 전 사령관의 빈소는 서울삼성병원에 차려졌다. 발인은 1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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