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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도 어렵던 퀴어체육대회, 벌써 두번째…"변화 느껴"

등록 2019.07.2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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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8일 '2019 퀴어여성 게임즈'…두 번째 대회

2017년 대관 거절로 무산…인권위 "차별 해당"

2018년 첫 대회 무난 개최…누구나 평등 참여

'느껴봐, 우리의 그라운드'…8월14일까지 참가

"신체활동의 성차별, 고정관념도 변화 필요해"

【서울=뉴시스】 2019 퀴어여성 게임즈 포스터. (사진 = 퀴어여성 네트워크 제공)

【서울=뉴시스】 2019 퀴어여성 게임즈 포스터. (사진 = 퀴어여성 네트워크 제공)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오는 9월 퀴어여성들의 두 번째 체육대회가 열린다. 퀴어여성 체육대회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장소조차 빌리지 못해 무산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25일 여성계 등에 따르면 여성·성소수자 인권연대단체인 퀴어여성네트워크는 9월8일 서울 강서구 KBS 제2체육관에서 '2019 퀴어여성 게임즈'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린다. 퀴어여성 네트워크는 여성과 성소수자가 스포츠에 참여할 권리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실현하고 평등한 스포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대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2017년 처음 추진됐으나 당시엔 혐오 인식 등으로 인해 무산됐다. 당시 주최 측은 '1회 퀴어여성 생활체육대회'를 추진하면서 서울 동대문구 체육관에 대관 신청을 했고 그해 9월19일 사용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체육관 측에서는 같은 달 25일 "민원이 많다" "공공재에 대한 미풍양속 항목에 들어가 (민원에 대한) 방어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연락을 주최 측에 했고 다음 날인 26일 '체육관 천장 공사'를 이유로 허가가 취소됐다. 행사 개최 예정일이었던 10월21일을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취소 통보를 받게 되면서 첫 대회가 무산된 것이다.

이후 주최 측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체육관 측 조치가 부당하다는 진정을 냈고, 지난 5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후 퀴어여성 네트워크는 지난해 다시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스포츠에서의 성평등과 성소수자 인권을 주장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공모에 지원해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첫 대회는 지난해 6월17일 서울 은평구 은평구민체육센터에서 '2018 퀴어여성 게임즈'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지난해 체육대회를 준비했던 한 활동가는 "2017년도에는 대관 취소를 당하기도 했고, 다른 체육관을 빌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2018년의 경우에는 대체로 순조롭게 된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대회 당일에도 반발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그런 일 없었다"고 밝혔다.

올해 대회는 '느껴봐, 우리의 그라운드'를 표제로 인권과 성평등의 가치를 확산시킨다는 목적 아래 치러진다. 분야는 배드민턴, 3대3 농구, 4인 계주와 풋살이며 8월14일까지 성별·성적지향·나이 등 구분 없이 참가팀을 모으고 있다.

퀴어여성 체육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여성의 체육활동 참여권 등에 대한 조금씩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퀴어여성 네트워크 관계자는 "채용 과정 같은 것들과는 달리 운동 같은 부분들에서의 여성에 대한 차별은 쉽게 체감되지는 않는 부분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체 활동에서의 성차별, 고정관념 역시 중요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 또한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면서 "누구나 원하는 신체활동을 하면서 즐거움과 건강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차별적인 부분은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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