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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물가 전쟁'..."10만원도 이젠 우습게 느껴질 정도"

등록 2022.04.07 1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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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든 공산품이든 비싸…마트 가기 무서워"

마감할인 노리는 주부들…냉동식품 쌓아 두기도

자영업자도 "숨 막힌다" 가격 인상, 인건비 절감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5일 오전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으로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2022.04.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5일 오전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으로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2022.04.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이소현 기자 = #. 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50대 이모씨는 평소 휴일 아침에 장을 봤으나 요즘엔 일부러 폐점 1~2시간 전 마트를 찾는다.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마감 직전 '떨이'로 파는 물품을 사기 위해서다. 이씨는 "식당에 가도 '식자재 가격때문에 부득이 가격을 인상한다'는 글귀가 부쩍 많아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4%까지 올라서며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껑충 뛴 원재료 가격에 매출 하락을 호소하며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돌파한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원유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되는데, 한국은행은 당분간 4%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서울=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4%를 넘어선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석유류 가격 오름세를 크게 둔화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4%를 넘어선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석유류 가격 오름세를 크게 둔화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60대 주부 이모씨는 "요즘 마트를 가면 먹거리든 공산품이든 1000원짜리는 찾아보기 어렵고 3000원, 5000원부터 시작한다"며 "이젠 10만원도 우습게 느껴질 정도"라고 고개를 저었다.

외식 물가도 6.6% 상승률을 보이는 등 크게 오르자 집에서 끼니를 간단하게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 양천구에서 혼자 사는 20대 회사원 김모씨는 밖에서 약속이 없는 날엔 퇴근 후 곧장 귀가한다. 요즘 그의 단골 저녁 메뉴는 냉동 닭가슴살 볶음밥이다.

김씨는 "처음엔 체중 조절을 위해 산 건데 이젠 3000원 정도로 저렴하게 한 끼 때울 수 있어서 자주 먹는다. 물리긴 하지만 매번 요리를 해 먹거나 사 먹기엔 비용이 부담돼서 올해 초부터 계속 쟁여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자친구나 친구들과 만날 땐 어쩔 수 없는데, 가끔 분위기 있는 식당을 가는 날엔 출혈이 크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5일 오전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음식점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2.04.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5일 오전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음식점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2.04.05. [email protected]


거리두기 완화에 기대를 걸었던 자영업자들도 좀체 허리를 펴지 못하고 있다. 식용유, 밀가루 등 재료 값이 폭등하며 가격 인상에 나서는 모양새다.

서울 여의도의 한 돈가스집 사장 이모(55)씨는 지난달 돈가스 가격을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올렸다. 최근 18ℓ 짜리 영업용 식용유 값이 4만3000원에서 5만6000원까지 오르는 등 물가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이씨는 "기름, 밀가루, 계란 등 비싼 건 다 들어가지 않냐"며 "작년 2~3월부터 물가가 조금씩 오르더니 이젠 숨을 못 쉬겠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재료비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인건비를 줄여 3~4명이 할 양을 직원과 함께 2명이 하고 있는데 너무 고되다"고 말했다. 

디저트 메뉴를 주력으로 하는 광화문의 한 카페의 직원도 "밀가루와 원두 값이 많이 올라 원가율에 영향이 있다"며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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