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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한은 금리인상에 '돌직구' 던진 KDI…왜?

등록 2017.12.06 17: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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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한은 금리인상에 '돌직구' 던진 KDI…왜?


KDI "금리인상 이른 판단"통화당국 정책 정면 비판
"반도체 수출 의존, 경기 회복세 내년 이어질지 불확실"
한은 "회복세 내년도 이어져·금융불균형 해소 위해 인상"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대표적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돌직구'를 던졌다.

경기 회복세가 기조적이지 않은데도, 한은이 섣불리 금리인상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KDI가 통화당국의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금리인상으로 방향을 튼 한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6일 경제전망 발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금리인상도 거시경기지표로 판단할 때 좀 이른 판단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연 1.50%로 0.25%p 올리면서 경기 회복세가 어느 정도 굳건해졌다고 판단한 것과는 전혀 다른 시각이다.

KDI가 한은의 금리인상을 향해 강하게 비판한 배경은 최근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어둡게 보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3.1%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2.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경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경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장 흐름이 기조적이지 않은 만큼 완화적 통화정책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소수의견을 낸 조동철 한은 금통위원도 KDI 출신이다. 당시 조 위원이 경기 회복세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금리동결 입장을 밝힌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은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3.0%, 내년 2.9%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전망치만 놓고 본다면 KDI의 진단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는 두 달 전 상황이고, 지난 11월 금통위 이후 한은의 전망은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당분간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소비 회복세도 진전된다면 내년에도 3% 내외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에 이어 소비 등 내수도 뒷받침되면서 견조한 경기 회복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기조적인지, 아닌지를 놓고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모두 존재한다. 일부 경기 지표들이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것만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이 좋아졌다고는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3분기 성장률 1.5% 달성이라는 '깜짝 성장'을 일궈내면서 3년 만에 처음으로 3%대 성장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이 '외끌이'로 성장세를 주도한 것이고, 민간소비 등 내수 경기지표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물가상승률도 여전히 낮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1.3%에 그치며 올해 최저치를 나타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1.4%에 불과했다. 이는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를 밑도는 것이다.

KDI가 경계하는 부분도 이 때문이다. 물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도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물가뿐만 아니라 금융안정을 목표로 두는 만큼 저금리 정책으로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KDI는 이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 부장은 "금리조절로 금융안정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구체적인 설명과 충분한 분석에 의한 효과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태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7년 1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7.11.30.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 임태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7년 1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7.11.3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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