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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마스터스 현장]나흘간 핀 위치, 전후좌우·구석구석 꽂혀

등록 2017.04.10 08: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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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17 마스터스 4라운드의 핀위치도.(사진=대회 조직위)

톱랭커들, 1·11·18번홀에서 고개 절레절레
빠른 그린 못지않게 샷정확도·인내심 시험장 돼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김경수 통신원 =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는 1934년 첫 대회가 열린 이후 올해 대회까지 81회를 치르는동안 ‘한 해 나흘내내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코스 난도(難度)가 높은데다 그린은 워낙 빠르고 브레이크가 심한 까닭도 있지만, 나흘동안 핀이 고약한 곳에 꽂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마스터스를 준비하는 위원회는 모두 23개에 달한다. 그 가운데 매일매일의 핀위치는 ‘컵 & 티마커 지정위원회’에서 정한다. 이 위원회에는 다섯 명이 소속됐다.

 올해 1∼4라운드의 각 홀 핀위치를 보면 ‘구석구석’ ‘전후좌우’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하루도 비슷한 위치에 홀이 뚫리는 일이 없다.

 18개홀 가운데 올해 난도가 높았던 1,11,18번홀(이상 파4)을 보자. 1번홀(길이 445야드)의 경우 첫날엔 ‘앞에서 30야드, 오른쪽에서 5야드’에 핀이 꽂혔다. 둘째날엔 ‘앞에서 14야드, 왼쪽에서 5야드’, 셋째날엔 ‘앞에서 28야드, 왼쪽에서 7야드’, 최종일엔 ‘앞에서 19야드, 오른쪽에서 6야드’ 지점에 핀이 세워졌다.

 ‘아멘 코너’ 시작홀인 11번홀(길이 505야드)의 그린 왼편엔 워터해저드가 있다. 그런데도 핀은 첫날에만 ‘앞에서 20야드, 오른쪽에서 4야드’ 지점에 꽂혔을 뿐, 2∼4라운드에서는 내내 그린 왼편에 꽂혔다. 핀을 곧바로 겨냥했다가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볼은 물에 들어가게 마련이다.

 18번홀(길이 465야드) 핀위치는 첫날엔 ‘後右’, 둘째날엔 ‘前右’, 셋째날엔 ‘後左’, 넷째날엔 ‘前左’로 정해졌다. 그린을 전부 이용하고, 일부러 그린 구석구석을 찾아 홀을 뚫은 듯하다.

 그린 앞에 물이 있는 15번홀(파5·길이530야드)의 경우 3라운드 때 핀위치는 ‘앞에서 8야드, 오른쪽에서 6야드’ 지점에 정해졌다. 안병훈(CJ대한통운)과 동반플레이한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가 그린 뒤에서 어프로치한 볼은 홀 앞에 떨어진 후 멈추는가 싶더니 경사를 타고 굴로 워터해저드로 들어가버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비스베르거는 그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했다. 

 핀위치가 매일 다른 곳에 정해지므로 선수들은 그에 따라 어프로치샷 거리와 공략법을 마련해야 한다. 연습라운드 때에는 그린의 이곳저곳에 홀이 있다고 상정하고 쇼트샷을 하거나 퍼트연습을 해본다. 요컨대 오거스타 내셔널GC의 그린을 손바닥보듯 파악했을 때 비로소 우승경쟁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

 이러다 보니 마스터스에서 ‘신인’이 우승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1,2회 때를 제외하고 대회에 처음 출전한 선수가 우승한 예는 1979년 퍼지 젤러(미국)가 유일하다. 

 한편 올해 최종일에는 18개홀 중 5개홀의 핀이 그린 가장자리로부터 4야드 지점에 꽂혔다. 톱랭커들의 어프로치샷 정확도와 인내심을 가늠해보려는, 초고난도 핀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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