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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英보수당, 과반 실패 '역풍'···메이 총리 사퇴 압박

등록 2017.06.09 15: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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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런던에 위치한 보수당 당사에서 총선 개표를 지켜보다가 길을 나서고 있다. 2017.6.9.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런던에 위치한 보수당 당사에서 총선 개표를 지켜보다가 길을 나서고 있다. 2017.6.9.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8일(현지시간) 영국 총선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보수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헝 의회'(hung parliament·과반 정당 없는 의회 구도)가 현실이 됐다.
 
 하원 전체 650석에 대한 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BBC방송과 일간 텔레그레프, 가디언 등 영국의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보수당 제1당의 '헝 의회'가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헝 의회'는 어느 당도 과반(326석)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국정 장악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제아무리 제1당이여도 표결시 과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사실상 입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BBC방송은 보수당의 최종 의석을 319석으로 예측 중이다. 이대로라면 과반 달성 실패는 물론 현(330석) 의석보다도 세력이 크게 준다. 노동당은 261석 확보가 예상되지만 이전보다 의석이 대폭 늘었다.

 메이 총리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각각 지역구에서 모두 무리없이 연임에 성공했다. 메이는 보수당의 안정적 집권이 긴요하다고 호소했지만 코빈은 메이에게 총리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코빈은 "총리는 본인 권한 강화를 위해 더 큰 다수당 지위가 필요하다며 이번 총선을 요청했다"며 "그는 투표에서 졌다. 지지를 잃었고 신뢰도 잃었다. 퇴진하기에 충분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런던=AP/뉴시스】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9일(현지시간) 런던에 위치한 자신의 지역구에서 연임을 확정한 뒤 웃음짓고 있다. 2017.6.9.

【런던=AP/뉴시스】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9일(현지시간) 런던에 위치한 자신의 지역구에서 연임을 확정한 뒤 웃음짓고 있다. 2017.6.9.




 메이 총리는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는 "지금 이 나라에는 무엇보다도 안정된 기간이 필요하다"며 보수당의 과반 달성 실패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를 차질없이 출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수당은 일단 다른 정당들과 손을 잡아 과반을 이룬 뒤 연립정부 구성을 시도할 전망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여타 정당들의 조건부 지지를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소수 정부'를 발족할 수도 있다.

 노동당은 물론이고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LD) 등 주요 야당들 모두 보수당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방향을 놓고 이견을 빚고 있다. 그만큼 이들 정당이 보수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보수당이 과반에 약간 못미치는 성적을 낼 경우 북아일랜드 소수정당인 민주통일당(DUP)과 힘을 합치는 안을 고려할 수 있다. DUP는 10석 이상 확보가 확실시 되는데 보수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열어놨다.

 보수당이 우여곡절 끝에 정부를 꾸려도 메이의 앞길은 험난하다. 보수당 내부에서는 그가 브렉시트 협상력을 강화한다며 무리하게 조기 총선을 추진해 당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원성이 거세다.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엠버 러드 내무장관,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장관,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 등 보수당 차기 대표 하마평까지 이미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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