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박찬주 사령관 부부 '갑질' 피해 공관병 "그곳은 감옥"

등록 2017.08.04 16:50:3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공관병을 전역한 제보자 A씨가 박찬주 사령관 부부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 4일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시스】 공관병을 전역한 제보자 A씨가 박찬주 사령관 부부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 4일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공관병 제도 당연히 폐지해야"
"부모님 오시면 '할일 없어서 오셨냐' 타박"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부인이 병사들을 자기 개인 하인 쓰듯이 하니 가장 힘들었습니다. 다른 데서 훌륭히 쓰일 수 있는 병사들인데..."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31일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피해자들의 추가 제보는 계속되며 논란은 커지고 있다.

 공관병을 전역한 제보자 A씨는 4일 언론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공관병 제도는 당연히 폐지해야 한다"며 "폐쇄된 공간에 있으니 이렇게 알려지지 않으면 모른다. 문제가 생길 여지가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사령관 아래에서 공관병으로 근무하며 "이곳이 감옥이구나, 좀 큰 감옥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사령관 부인은 A씨를 비롯한 공관병들에게 기본적인 집안일부터 모든 일을 시키고 트집을 잡으며 인격모독적인 말을 했다고 한다.

 또 A씨는 “일반병사들은 훈련 외 시간에 축구도 하고, 사지방(사이버지식정보방) 이용과 전화도 하는데 그곳에선 단절된 채로 있었다"며 "사령관을 위한 곳이니 따로 병사들을 위한 시설은 없었다. 인터넷을 하면 딴짓을 한다며 있던 컴퓨터를 막아버릴 때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외출, 외박도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써야 할 외출, 외박도 일반병사보다 제한을 당했다"며 "주말에 부모님이 오셔도 처음엔 말도 못했다. 너네 부모님은 할 일도 없이 왔다는 식으로 눈치를 줬다"고 전했다.

 논란이 됐던 호출벨에 대해 A씨는 "벨(연결된 전자팔찌)을 24시간 착용해야 했다"며 "원할 때 바로 눌러서 뛰어오지 않으면 난리가 났다. 벨을 집어던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부인은 '굼벵이 새끼도 아니고, 다시 제대로 빨리 못 오냐‘는 폭언은 물론 전자팔찌를 제대로 차지 않으면 ’너네 내가 영창 보낼 수도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아울러 선물로 받은 과일이 썩으면 '관리를 못 해서 썩히냐'며 썩은 과일을 집어던졌고, 키우는 식물이 죽으면 '난리가 났다'고 한다. 겨울 추위로 식물 잎의 색이 변하면 부인은 '너도 빨가 벗겨서 물 뿌려 밖에다 내놓으면 얼어죽지 않겠냐. 너도 이렇게 할까'라는 폭언을 일삼았다.

 박 사령관도 부인의 갑질 행위에 동조했다고 한다.

 A씨는 "부인의 괴롭힘에 공관병이 공관에서 나간 일이 발생하자 박 사량관은 '군기가 빠졌다’며 GOP에 일주일씩 공관병들을 보냈다"고 말했다. 막상 GOP 근무를 다녀온 공관병들은 '훨씬 편했다. 몸만 힘들고 정신적 스트레스는 안 준다’고 만족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역 후 '부조리를 좀 고쳐야한다’며 신고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이미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그때만 생각하면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술자리에서 욕하고 그냥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다 언론에 나온 부인하는 박 사령관 모습에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자기가 한 일을 아닌 척할 수 있냐'고 생각해 군인권센터에 제보했다고 했다.

 그는 "일반부대였다면 소원수리를 하면 되는데, 그 곳은 말할 데가 없다. 3~4명, 4~5명이 폐쇄된 곳에서 (사령관보다) 더 높은 사람이 없다”며 "할 수만 있다면 녹음하거나 사진을 찍고 싶은데 (전자기기를 못 쓰는) 병사 입장에선 방법이 전혀 없었다"고 토로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