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검찰청 흉기 난동 괴한, 석달 전 '조선도' 소지 허가 '뚝딱'

등록 2021.08.12 05: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신체검사서 대신 운전면허증 사본 내고 소지 허가

과거 정신병원 강제입원 추정, 범행 동기도 안 밝혀

도검 소지 허가 심사와 관리·감독 절차 강화 필요성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고검·지검 청사 전경. 2021.03.05.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고검·지검 청사 전경. 2021.03.05.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신대희 김혜인 기자 = 광주검찰청사에 무단 침입해 흉기 난동을 부려 구속된 40대 남성이 범행 3개월 전 주거지 관할 경찰서에서 조선도(朝鮮刀) 소지 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정신병원 강제 입원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느슨한 허가 규정 탓에 정신질환 치료 내역 확인 없이 도검을 갖고 있다 범행에 악용했다. 도검 소지 허가 심사와 관리·감독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광주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흉기를 휘둘러 광주고검 공무원에게 중상을 입힌 A(48)씨는 지난 5월 11일 거주 중인 경남 지역 모 경찰서에 도검(날 길이 72㎝·총 길이 1m) 소지 허가를 신청해 승인받았다.

도검은 날의 길이가 15㎝ 이상인 칼·검·창 등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현행법상 도검 소지 허가 심사용 제출 서류는 ▲신청서·개인정보 수집 이용 제공 동의서 ▲도검 제조 증명서(또는 양도양수서) ▲신체 검사서 ▲증명사진 등이다.

이중 정신 건강 상태 등을 증명하는 신체검사서는 운전면허증으로 대체할 수 있다.

운전면허증을 내면 심신 상실·정신 장애·알코올 중독 진단, 마약류 검사 등을 거치지 않고 승인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A씨도 운전면허증 사본을 제출하고 도검 소지를 허가받았다.

A씨는 10년 전 정신병원에 2차례 강제 입원됐고 퇴원 이후 약을 먹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도검 소지 허가 절차상 건강 상태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또 도검 사용 목적을 '수련용'으로 기재했지만, 목적에 대한 확인 절차는 밝히기 어렵다고 경찰은 전했다.
검찰청 흉기 난동 괴한, 석달 전 '조선도' 소지 허가 '뚝딱'

반면, 총기류의 경우 소지 신고·허가 과정에 면밀한 검증을 거친다.

총기류 신고자는 경찰에 신체 검사서·정신과 의사 소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경찰은 2차 검증을 위해 건강 보험공단에 공문을 요청, 신고자의 정신 질환 치료 내역을 살핀다.

이번 사건처럼 도검 악용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도검 소지 허가 규정·절차를 철저히 점검·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도검 소지 신청인의 운전면허증으로 심사가 이뤄지는데, 면허 응시 원서 기재란에 신청인이 정신질환을 체크하지 않으면 각종 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장식과 검도 수련용으로 사용된다는 인식 탓에 도검을 악용하면 중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이 부족하다. 심사와 관리·감독 절차를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두환씨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재판 당일 검찰청사에 무단 침입해 공무원을 흉기로 찌른 40대가 11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법원에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있다. 2021.08.11.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두환씨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재판 당일 검찰청사에 무단 침입해 공무원을 흉기로 찌른 40대가 11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법원에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있다. [email protected]

A씨는 11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9일 오전 광주검찰청사에 흉기를 든 채 들어가 '왜 죄 없는 전두환을 괴롭히냐. 판사실이 어디냐'며 방호원을 위협하고 8층으로 향했다.

8층 내부로 들어가는 안전문(스크린도어)을 강제로 연 뒤 복도에서 처음 본 고검 공무원에게 다짜고짜 흉기를 휘둘렀다. 피습당한 공무원은 장시간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다.

사건 관계인이 아닌 A씨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사법부와 전두환 재판에 불만을 표하는 내용의 글과 지역 혐오 관련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여러 차례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정신과 진료 내역을 확인하고 있다. 또 범죄심리분석관을 투입해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