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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종합2보]정무위, 보훈처장 '직접 보고' 고집에 시끌…결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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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10-10 18:52:08  |  수정 2016-12-28 13: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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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위원장 거절에도 '자세한 업무보고' 고집   여야 의원들 "국회 능멸" 질타…野, 차장에 질의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면보고로 대체하라는 위원장의 발언을 무시하고 거듭 직접 업무보고를 하겠다며 고집을 부리다 혼쭐이 났다.  

 여야 의원들은 "황당한 상황이다" "국회에 대한 능멸이고 도전"이라며 박 처장의 태도를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특히 이날 오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피감기관의 장으로 국감을 받을 자세가 안 돼 있다"며 박 처장 대신 차장을 상대로 질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오후 질의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박 처장은 "의사 진행에 많은 어려움을 줬다면 진정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논란을 매듭지었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한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보훈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독립기념관, 88관광개발㈜에 대한 국감에서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업무보고를 서면으로 대체하고, 인사말과 간부 소개만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국가보훈처 업무는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업무보고를 자세히 드릴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보훈처장이 강한 애국심을 갖고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회의 운영은 위원회 결정에 따라 달라"며 "여야 의원들의 양해 하에 유인물로 대체하기로 했다. 위원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건의는 받지만 위원에 운영에 따라 달라"고 거절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보훈처 업무 가운데 나라사랑교육과 관련된 업무는 국가 안위, 국민 관심사이므로 국감에서 전국민이 TV를 통해 보고 있으므로 업무보고를 드려야 한다"고 또다시 고집을 부렸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국회법 120조에 따르면 국무위원의 발언은 위원장의 허가를 받아서 하게 돼 있다.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 노력하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들어 달라"고 박 처장을 타일렀다.

 하지만 박 처장이 거듭 "업무보고를 드리는 것이 좋다"고 떼를 쓰면서 정 위원장이 폭발했다.

 정 위원장은 "처장! 처장! 지금 국회 설득하러 왔어요? 국회의원들한테 설득하러 온 거예요? 위원장이 발언권을 안준다는데 왜 자꾸 한다는 거예요"라고 고성을 지르면서 "인사 말씀과 간부소개는 생략하겠다. 자리에 가서 앉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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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의원들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박 처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지금 황당한 상황이다. 부처에서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식도 있을 텐데 국감 자리에 와서 고집하면 원만한 운영을 할 수 없다"며 "정부 입장을 피력한다면 국감 자리가 아니라 국민 상대로 하는 공식 브리핑이나 기자회견 통해 말해 달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 역시 "국회에 4번 들어오는 동안에 이런 일은 처음으로 겪는다. 만약 첫 년도 국회였다면 보훈처장의 말씀이 참고가 되지만 이미 국회는 보훈처장을 상대로 세 번째 국감을 하는 것이므로 충분히 보훈처 현황과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위원장 결정에 따라 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김기식 의원도 "보훈처장이 보여주는 태도는 피감기관장의 태도가 아니라 국감을 개인적인 정치적 선전의 장으로 삼고, 자신의 정치적 지지 세력에 대해 보여주기 국감을 하겠다는 매우 의도된 국회에 대한 도발이라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정치적 국감으로 만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보훈처장의 매우 불순한 의도와 별개로 보훈처장이 보여준 태도는 국회에 대한 능멸이고 도전"이라며 "의원들도 위원장의 허가를 받아서 발언을 진행한다. 그럼에도 위원장의 발언을 묵살한 데 대해 위원회 차원에서 공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박 처장은 여야 의원들의 질타로 인사말과 간부 소개만 마친 채 착석하면서 국감이 시작됐다. 이후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은 질의시간 7분을 박 처장에게 양보하면서 보훈처의 구두 업무보고가 이뤄졌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민병두 의원은 보훈처 업무보고에서 국회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이를 무시한 데 대해 격앙했다. 또 국회의 나라사랑교육 예산 삭감 및 제도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필요한 교육'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나라사랑교육지원법' 개정을 요구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박 처장의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세 번씩이나 지적했지만 무리하게 본인 의사를 관철하려 한 것은 내용과 상관 없이 심히 유감"(이학영 의원), "보훈처장이 피감기관장으로써 국감을 받을 자세가 안 돼 있다"(김기식 의원)며 처장 대신 차장에게 질의를 진행했다.

 결국 박 처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오늘과 같은 경우는 누가 보든지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사과 한 마디 못하겠다고 하는데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거듭 추궁하자 사과 의사를 표했다.

 그는 "업무보고를 (구두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위원회를 통해 정부 정책을 국민들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고, 보고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며 "아침에 업무보고 문제 때문에 정무위 의사진행이 제때 진행되지 못한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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