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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미군 기지촌 위안부 '강제수용' 일부 인정"…2억대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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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1-20 20:08:49  |  수정 2017-01-20 20: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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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인턴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09.04.

 20hwan@newsis.com
격리수용 법적 근거 마련 전 피해자들 한해 배상
 "기지촌 설치·환경개선정책 시행은 위법 아냐"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국내 미군 주둔지 주변 미군을 상대로 한 상업지구인 일명 '기지촌'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강제 수용돼 치료를 받았던 여성들에 대해 법원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전지원)는 20일 기지촌 안에서 성매매를 했던 이모씨 등 120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이씨 등 57명에게 각각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병 감염자들을 격리수용해야한다고 규정한 옛 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격리수용된 여성들에 대해서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옛 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은 법률이 시행된 후로부터 14년이 지난 1977년 8월19일에서야 비로소 제정·시행됐다"며 "그 전에는 성병 환자를 격리수용할 법적 근거가 없었으므로, 기지촌 위안부들을 격리수용해 치료한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소송을 낸 120명 중 57명에 대해서만 국가가 손해배상할 것을 명했다. 나머지 63명의 여성들에 대해서는 "시행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국가에 의해서 수용소 등에 강제 격리수용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가 측은 재판 과정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5년의 시효기간이 만료돼 배상 책임이 없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이씨 등으로서는 국가가 전국에서 정책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강제격리수용 치료가 적법한 법령에 근거를 두지 않아 위법하다고 쉽게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가 이씨 등의 권리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만든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국가 권력기관의 국민에 대한 불법 수용 등 가혹행위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위법행위일 뿐만 아니라 다시 되풀이돼서도 안 될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국제적으로도 이같은 중대한 반인권적 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만 국가가 기지촌을 설치하고, 환경개선정책 등을 시행한 행위가 불법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정지역 지정 지침이나 기지촌 정화운동 등의 목적 내지 의의 등에 비춰보면 모두 지역사회 환경개선과 성매매 관련자들에 대한 성병검진·치료 등의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의 성매매업 종사를 강요하거나 촉진·고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씨 등은 지난 1957년부터 1990년대까지 경기도 파주, 대구 등 미군기지 근처에 있던 '기지촌'에서 성매매를 했다.

 국가는 미군과 공동으로 성병 대책위원회를 조직한 뒤 성병에 감염된 여성이나 미군의 '컨택(접촉자 추적조사)'으로 지목된 여성들을 수용소 등에 강제로 격리수용했다.

 이씨 등은 이후 지난 2014년 "모든 성매매는 불법이라면서도, 국가가 나서서 미군의 위안과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성매매를 용인했다"며 "강제 격리수용 등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국가가 각각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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