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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플린 사태 계기 대러정책 재검토하나

등록 2017.02.15 12:19:51수정 2017.02.15 13: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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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 둘러싸고 미국 공화당 내부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예정인 가운데 존 매케인 상원의원,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롭 포트먼 의원 등 공화당 중진이 27일 백악관에 대러제재 완화에 대해 경고하고 대러제재 입법화 추진을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5일 모스크바 대학에서 학생들을 만난 모습. 2017.01.28

【모스크바=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 둘러싸고 미국 공화당 내부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예정인 가운데 존 매케인 상원의원,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롭 포트먼 의원 등 공화당 중진이 27일 백악관에 대러제재 완화에 대해 경고하고 대러제재 입법화 추진을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5일 모스크바 대학에서 학생들을 만난 모습. 2017.01.28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경질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플린 전 보좌관 경질로 러시아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몇 달 전 러시아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샴페인을 터뜨렸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플린 전 보좌관이 낙마하기 전부터 그와 러시아간의 부적절한 관계는 언론을 통해 계속 제기됐고, 그에 대한 사퇴 압박이 강해지면서 양국간 관계는 물밑에서 불안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었다.   

 플린 전 보좌관의 경질을 계기로 러시아 경제제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의 달라진 입장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미 국방부가 이날 러시아의 신형 지상 발사형 순항미사일 극비리 배치를 비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는 남동부 카프친야르와 확인되지 않은 실전 군사기지에 순항 미사일 대대를 갖춰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토크쇼 진행자인 블라디미르 알 솔로비예프는 지난 주말 방송에 출연, “트럼프에 매료당하지 말라”면서 “트럼프가 친러시아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도 말라.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 트럼프가 뿌리 깊은 미국의 이익에 맞설 거라고 희망도 갖지 말라”고 말했다. 러시아 내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가장 부정적 반응이었다. 상황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외교 정책의 주요 목표는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시대에 그랬듯이 세계 질서의 주요 중재자인 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시리아에 군대를 파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러시아를 역내에서 쇠퇴하는 국가로 대응했다. 양국 정상은 개인적으로 지독히 불쾌한 관계이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양국간에 새로운 시대를 예견하는 듯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강하고 똑똑한 지도자라고 묘사하고,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인용해 이슬람 국가와 다른 테러단체들과 싸우기 위해 러시아와는 더 나은 관계를 맺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러시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성이 러시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 평론가 콘스탄틴 폰 에거르트는 “결국 트럼프는 예측불가능한 그의 성향 때문에 러시아에 맞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견고한 지지를 받아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쓸모없다고 했으며,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대러 경제제재 중단을 주장해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임명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의 회동을 마치고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해 걸어가며 잠시 눈을 감고 있다. 2017.02.1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의 회동을 마치고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해 걸어가며 잠시 눈을 감고 있다. 2017.02.13

 반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비난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경제제재는 평화협상에 달려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경제제재는 러시아와 핵무기 협상의 대가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러시아가 이란이나 시리아, 중국과 멀어지기를 원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블라디미르 프롤로프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정했는지에 대해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면서 “러시아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을 것을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언론들도 워싱턴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묻는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유명한 정치학자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는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미정책이 성공적이었고 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정치전문가인 피오도르 루키야노프는 러시아가 워싱턴과 너무 가까워지면 새로운 중요한 친구들을 멀게 할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플린 전 보좌관 경질 후 러시아와 미국관계를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틸러슨 장관은 오는 16~17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첫 대면한다. 양국간 두 고위 관료들간이 만나는 만큼 플린 전 보좌관 경질 사태를 비롯해 그 후폭풍에 대한 폭넒은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말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긴 했지만, 올해 여름 전에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지는 않다고 NYT는 전했다.

 정치평론가인 폰 에거르트는 “향후 수개월간 양국간 정상회담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황이 이런 만큼 러시아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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