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AG]일본 협공에 허 찔린 김보름…아쉬운 매스스타트 銅
김보름은 23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의 홋카이도-도카치 오벌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47초46을 기록, 다카기 미호와 사토 아야노(이상 일본)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다카기가 8분21초81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토는 8분21초88로 뒤를 이었다.
동메달도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 김보름에게 동메달은 다소 아쉬운 결과다.
매스스타트에서 김보름은 최강자로 꼽힌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의 이점을 한껏 살려 세계 무대에서 강자로 활약 중이다.
2011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김보름은 쇼트트랙 선수 시절 갈고닦은 코너워크를 앞세워 서비스 트랙까지 이용하는 매스스타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김보름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5개의 금메달을 땄는데, 모두 매스스타트에서 딴 것이다.
지난해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따며 김보름은 쇼트트랙 훈련 비중을 확 늘려 올 시즌 매스스타트에서 한층 강한 모습을 자랑 중이다.
김보름은 2016~2017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내리 메달을 수확했다. 1, 3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2, 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올 시즌 매스스타트 월드컵 랭킹 1위에 올라있다.
그는 이달 초 2018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강릉에서 열린 2017 ISU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따며 평창올림픽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김보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히려 매스스타트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나서는 월드컵 대회보다 동계아시안게임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출전 인원이 적고 기량이 좋은 선수가 적어 속도가 나지 않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가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장담하지 못하고 5000m 금메달에 욕심을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우려했던 대로 김보름은 일본 선수들의 협공에 당하고 말았다.
김보름은 매스스타트에서 중위권에 머물다가 막판에 스퍼트를 올려 승부를 보는 작전을 구사하는데, 다카기와 사토는 김보름이 자주 구사하는 작전의 헛점을 노렸다.
처음부터 치고나가 격차를 벌리면 막판에 스퍼트를 올려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김보름이 구사하는 작전의 헛점이다.
다카기와 사토는 두 번째 바퀴에서 앞으로 치고나가더니 다른 선수들과 크게 격차를 벌렸다.
혼자 레이스를 한다면 계속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
일본은 이것도 대비한 듯 했다. 팀추월을 할 때 서로가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돕는데, 다카기와 사토는 서로 순서를 바꿔가며 이런 모습을 보였다.
결국 격차는 점점 벌어졌고, 두 바퀴를 남긴 상황에서는 다카기, 사토와 김보름이 속한 그룹의 격차가 한 바퀴 정도까지 벌어졌다.
김보름은 한 바퀴 반 정도를 남기고 스퍼트를 올려봤지만 다카기와 사토를 따라잡기에는 격차가 너무 컸다. 결국 3위에 만족해야했다.
김보름은 이달 초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도 다카기 미호·나나 자매의 협공에 당황했다.
당시 막판 스퍼트를 하려는 김보름을 다카기 나나가 막아주면서 다카기 미호를 도와주려 했다.
김보름은 당시 상황에 떠올리며 "다카기 자매를 경쟁 상대에서 제외했었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무척 당황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금메달을 거머쥐며 강자의 모습을 자랑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당하고 말았다.
김보름이 목표대로 평창올림픽에서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수확하려면 대비책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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