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기 인양에 다급해진 유가족, 선체조사 등 '잰걸음'
【안산=뉴시스】이종일 기자 =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24일 경기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 유가족대기실 416공방에서 바자회 행사에 이용할 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2017.03.24. [email protected]
유가족들은 급박해진 상황에 맞춰 목포신항 거점 확보 등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해양수산부와 유가족 등에 따르면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월호 인양작업을 다음 달부터 본격 착수한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달까지 준비하고 다음달부터 6월까지 인양작업을 시도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작업은 이달 22일 본격 착수됐다.
24일까지 본 인양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유가족들은 인양 완료에 대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인양으로 혼란스러워진 부분도 있다.
유가족들은 애초 김 장관의 발표 내용을 듣고 세월호참사 3주기(4월 16일) 후에 인양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해수부가 인양 시점을 앞당기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진도=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수면 위 13m까지 올라온 세월호가 2척의 잭킹바지선에 와이어로 묶여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을 기다리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후 4시께 3㎞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으로 본격 이동한다고 밝혔다. 2017.03.24. [email protected]
또 경기 안산 추모공원 부지 선정, 3주기 추모행사 준비도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잰걸음을 하고 있다.
고(故) 정동수(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군의 아버지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은 "해수부가 인양 시도를 하겠다고 연락해온 것이 18일이었다"며 "그 전에 언론에서 해수부의 인양계획을 대충 알게 됐는데,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예상 못했다. 대통령 탄핵 여파로 일정이 앞당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인양작업과 관련해 정부는 유가족과 협의하지 않았다"며 "어젯밤 진행된 램프 제거작업도 시작된 지 2시간 후에 통보받았다. 사전협의가 없다보니 유가족들은 해수부 일정을 쫓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 이재욱군의 어머니 홍영미씨는 "해수부가 4·16가족협의회와 논의 없이 인양작업을 하면서 유가족들이 해야 할 일이 앞당겨졌다"며 "인양작업 과정을 고려해 유가족들은 27일쯤 목포신항에 내려가 거점 확보 등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뉴시스】박주성 기자 =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한 가운데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분향소를 둘러보고 있다. 2017.03.24. [email protected]
이어 "3주기 추모행사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유가족은 시민단체들과 추모식 프로그램 등을 협의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이 해야 할 일이 갑자기 많아져 부담스럽지만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작업준비가 잘 돼 이달 소조기인 20일 전후 시험인양을 할 수 있었다"며 "조류, 파고, 바람 등 날씨조건이 좋아 본 인양까지 원활하게 진행된 것이지 특별한 의도를 갖고 일정을 앞당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이날 전남 진도 사고해역에서 세월호를 수면 위 13m까지 부양했고,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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