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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홍준표 경남지사직 사퇴 시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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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4-10 17: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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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윤아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9일 경남도지사 퇴임을 놓고 말들이 많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서 공식 선거운동을 하기위해 현직 단체장 자리를 내놓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문제는 퇴임 시점에 있다.

 홍 후보는 공직자 사퇴 시한인 9일 밤 11시57분에 사퇴하면서 후임자를 뽑는 보궐선거를 무산시켰다. 선거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9일 밤11시59분이 사퇴 시한이다. 따라서 홍 후보의 선거활동은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지만 이로 인해 보궐선거는 치르지 못하게 됐다.

 선관위 규정에 따르면 지사 퇴임 신고도 9일까지 이뤄져야 보궐선거가 가능하다. 그런데 홍 후보 측에서 10일 0시가 되기 3분전에 서류를 제출하는 바람에 본인 사퇴 서류는 접수됐지만 선관위로 넘어가야할 서류는 다음날인 10일로 늦어지게 된 것이다. 당연히 보궐선거가 없어지고 지사 대행이 남은 1년여 임기를 마치게 됐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홍 후보가 보궐선거 실시를 막기위해 자정 3분전에 서류를 제출하는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홍 후보도 할말은 있다. 1년짜리 지사를 뽑기 위해 선거를 치를 경우 300억원의 혈세가 낭비되면서 도정 혼란만 부를텐데 이것이 도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항변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홍 후보 주장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는다.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되면 경남 유권자의 시선은 대선과 도지사 선거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 홍 후보 입장에선 최대한 빨리 지지층의 관심을 끌어올려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두개의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 아무래도 경남 표심이 홍 후보만을 쳐다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홍 지사의 선거를 도와야 할 측근들이 새로운 경남지사 선거를 위해 캠프를 이탈할 가능성도 크다. 홍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보다 상대적으로 보궐선거에 자유한국당으로 나서는 지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사람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후보 입장에서는 대선전 전면에 나서 뛰어야 할 운동원들이 줄어들게 되는 상황을 맞는 것이다.

 여기에다 현재의 정당 지지율을 감안하면 보궐선거에서 경남지사직을 더불어민주당에 뺏길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점을 의식해 홍 후보가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정 3분전 사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번 한밤 중 사퇴를 놓고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대선 후보로서의 행보인데다 홍 후보도 나름대로의 이유와 명분은 있다고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어딘가 떳떳치 못한 '꼼수 사퇴'라는 지적에서는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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