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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백서②]3년 지났지만…진실규명까지 '머나먼 길'

등록 2017.04.14 06:20:15수정 2017.04.24 09: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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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2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가 본격적인 수색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2017.04.12.(사진=해양수산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2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가 본격적인 수색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2017.04.12.(사진=해양수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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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주 이재은 기자 = 세월호가 3년의 기다림 끝에 뭍으로 나왔지만, 진도 맹골수도에서 침몰한 이유를 밝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손을 대면 부스러질 듯 세월호 선체가 약해져 있을 뿐 아니라 인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구조물 일부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호의 부식은 점점 빨라지지만, 진실 규명을 책임질 선체조사위원회의 조직 구성 속도는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조위' 배통 넘겨받은 선체조사위, 조직구성 속도 내야

 2014년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나왔다. 하지만 조사해야 할 선체가 바닷속에 있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활동은 정부와 마찰을 빚는 등 제약이 많았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체조사위)는 특조위의 배통을 이어받아 3년 동안 '미스테리'로 남았던 침몰 원인을 밝히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조위에 부여되지 않았던 수사권과 기소권까지 갖게 됐다.

 하지만 선체조사위의 조직 구성이 너무 더뎌 선체조사를 위한 '골드타임'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선체조사위는 출범 2주만인 11일이 돼서야 임명절차가 마무리됐다. 무리 없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직원 채용, 예산 편성, 사무실 선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행령안 마련에만 최소 1개월 이상이 걸린다.

 박종운 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은 "선체조사위가 정식으로 출범해야 하는데 지금은 위원 8명만 있을 뿐 손발이 없는 상황"이라며 "특조위 때만 보더라도 직원을 뽑고 정식 절차를 밟는 데 2달이나 걸렸다"고 우려했다.

 박 상임위원은 "선체조사위는 예산을 받고 사무실을 열어 일을 준비해야 하고 곧바로 사람을 투입해서 미수습자 수습과정 점검, 선체 훼손을 하지 못하게 감시, 구체적인 선체조사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한다"며 "2~3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기에는 지금 8명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녹슬고 찢기고' 상처 난 세월호…"100% 진상규명 어려워"

 세월호가 육상으로 거치되면서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본격화됐지만, 3년 동안 바닷속에 있던 만큼 선체가 많이 약해져 100% 진상 규명이 힘들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세월호는 9일 객실이 육지에서 보이는 상태로 조금씩 후진하면서 기존 반잠수식 선박에 있던 상태와 90도 방향으로 몸을 틀려고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선체에 일부 변형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체의 내구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다.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제거된 구조물들도 진상 규명에 장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2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가 본격적인 수색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2017.04.12.(사진=해양수산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2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가 본격적인 수색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2017.04.12.(사진=해양수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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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2016년 5월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던 첫 번째 인양 작업 당시 좌현 스태빌라이저(균형 유지 장치)를 내줬다. 지난달 23일 본 인양에서는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좌현 선미 램프(화물칸)를 제거했다.

 지난 2일에는 펄과 해수의 배수 작업을 위해 D데크(화물 칸) 21개소에 대한 천공도 진행했다. 해수부는 세월호 본 인양 전에도 잠수사 진입로 등의 용도로 140개 구멍을 뚫었다. 세월호를 모듈 트랜스포터에 싣는 과정에서 좌현 철판도 제거됐다.

 박 상임위원은 "인양 과정에서 구멍을 뚫고 절단하는 등 세월호 선체가 훼손돼 침몰 원인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나름 열심히 인양했는데 다 잘라버려서 진실을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까 막막하다"고 했다.

 이상갑 해양대 교수는 "많이 뒤틀려있고 밴딩 부분도 있는 등 선체가 훼손되고 내부도 많이 뒤엉켜있어 우리가 생각하듯이 100% 원인 규명을 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조타기 등 부분적으로 어느 정도 밝혀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듯싶다"고 말했다.

 ◇내부 증거물 찾기 주력…"고고학적 유해 발굴 심정으로 접근해야"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할 중요한 증거들은 선체 내부에 뒤엉켜있을 것으로 보인다. CCTV 64개 영상 기록이 담긴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과 화물 칸에 실린 차량의 블랙박스 등이 대표적이다.

 유족들은 참사 당시 세월호 안에 있던 CCTV 64개의 영상기록이 담긴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를 사고 원인을 규명해줄 결정적 증거로 꼽아왔다.

 해군은 참사 두 달 만인 2014년 6월 세월호 3층 안내실에 있는 DVR을 수거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참사 당일 오전 8시48분, 사고 직전 모습만이 담겼다. 이 때문에 이후 시간대 CCTV 영상이 담긴 DVR이 참사 의혹을 밝혀줄 열쇠로 지목됐다.

 세월호와 쌍둥이 선박으로 지목된 일본 오하마나호에도 기관실에 DVR이 한 대 더 있는 만큼 세월호 내 DVR이 추가로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확보해 복원할 수 있다면 일부 생존자가 제기한 저장장치 데이터 조작 의혹도 풀 수 있다.

 화물칸에 선적된 채 수장된 승용차, 화물차 등에 장착된 차량용 블랙박스도 단서가 될 수 있다. 블랙박스를 수거해 영상을 복원하면 화물칸이 물에 잠기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박 상임위원은 "세월호 내부가 대부분 격벽으로 돼 있어서 녹아버리고 무너졌다"며 "남아있는 것은 건물의 골조라 할 수 있는 철강, 강철 벽 같은 구조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퇴적물도 당연히 치워야 하는데 기존에 전기장치 등기계적 장치를 건드리지 말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며 "고고학적으로 유해를 발굴한다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목포=뉴시스】= 8일 오전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세월호 내부모습. 사진 왼쪽 위는 4층 A데크이며 오른쪽 아래는 선교 갑판 하부. 우현, 중간, 좌현측 객실이 모두 무너져 내렸다. 2017.04.08.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photo@newsis.com

【목포=뉴시스】= 8일 오전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세월호 내부모습. 사진 왼쪽 위는 4층 A데크이며 오른쪽 아래는 선교 갑판 하부. 우현, 중간, 좌현측 객실이 모두 무너져 내렸다. 2017.04.08.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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