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 남성 안무가들 약진…라인업 공개

등록 2017.05.24 14:04:1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조주현 '동행'. 2017.05.24. (사진 = Choi Young-Mo)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주현 '동행'. 2017.05.24. (사진 = Choi Young-Mo)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두 여성 안무가의 섬세한 작품과 남성 안무가들의 굵직한 작품으로 수놓아진다.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도정임)와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올해 대한민국발레축제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6월 8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일대에서 총 11개의 단체가 12개 작품을 올리는 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기획공연 초청 안무가 시리즈다.

 워싱턴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의 중견 안무가인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 실기과 교수와 스페인 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로 이번 축제를 통해 신인안무가로 데뷔하는 김세연이 각각 신작 '동행'과 '죽음과 여인'을 선보인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여인의 삶과 죽음'이다.

 조주현은 외증조모가 남긴 수백 편의 글들을 불혹을 넘긴 나이가 돼 하나씩 다시 꺼내어봤다. 그녀의 삶을 되돌아보고, 동시에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해 고뇌하며 작품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

 외증조모가 남긴 글 중 '노탄가(老歎歌)'는 조주현의 전작 '가는 세월 오는 세월'(2014년 스파프(SPAF) 국제공연예술제)'에 가사로 쓰이며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번 작품 '동행'은 '노탄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애련한 느낌의 한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조주현은 이날 간담회에서 "할머니의 글을 가지고 그녀의 삶을 어떤 여성으로서 모성애로 그려보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부모의 딸로, 한 남자의 여인으로, 아이들의 어머니로, 대가족의 할머니로 살아온 외증조모의 삶이 임종 직전,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고 한 여인의 삶에서 더 나아가 누구에게나 다가올 죽음이라는 순간을 해석한다.

【서울=뉴시스】김용걸, 안무가 겸 무용수. 2017.05.24. (사진 = 월간 객석·박귀섭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용걸, 안무가 겸 무용수. 2017.05.24. (사진 = 월간 객석·박귀섭 제공) [email protected]  

 애틀랜타발레단에서 주역 무용수로 활동한 김유미와 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 무용수 이동탁, 블라디보스톡 프리모스발레단 게스트 주역 무용수로 초대된 이선우, 신예 강호현 등 한예종 무용원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김세연은 서양 예술의 정수인 발레에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시키는 고민을 해왔다. 최근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는 그녀는 30년대 한국 대중가요 박단아의 '나는 열일곱 살이에요', 김해송의 '청춘계급' 등을 사용해 철학적인 주제를 유연하고 친숙하게 풀어낸다.

 죽음에 사로잡힌 한 여인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곁을 맴도는 신비스러운 존재, 그리고 죽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또 다른 여인이 보여주는 갈등과 내면을 그린다.

 김세연은 "공연을 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뭐가 있을까 찾다가 죽음을 택하게 됐다"며 "어둡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둡게만 그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장르를 섞어서 다양한 관객층이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세연은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을 섭외했다. 공연에 사용할 음악을 위해 영화음악 감독이자 시인인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 기타리스트인 성기완, 취리히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의 중국계 조명 디자이너 깅순 찬, 드라마트루기 윤단우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그녀의 열정에 무용수들도 뜻을 모았다. 유니버설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의 임혜경, 엄재용을 주축으로 현 스페인 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 에스테반 벨랑가, 안토니 피나와 취리히발레단 출신의 이케르 무릴로, 비탈리 사프론킨이 무대를 빛낸다.

 공모 선정작에서는 남성 안무가들의 약진이 특징이다. 총 7개의 작품 중 6개가 남성 안무가들의 작품이다.  

 발레축제 전 회차 참가단체이자 안무가 겸 현연무용수인 김용걸이 이끄는 김용걸댄스시어터는 은퇴한 발레리나, 은퇴를 앞둔 발레리노의 이야기를 그린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을 선보인다.

【서울=뉴시스】국립발레단 발레 갈라. 2017.05.24. (사진 = The George Balanchine Trust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립발레단 발레 갈라. 2017.05.24. (사진 = The George Balanchine Trust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발레시어터는 제임스 전이 안무한 셰익스피어 판타지 희극발레 '한여름 밤의 꿈', 와이즈발레단은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홍성욱 안무가의 감각을 더한 '더 라스트 엑시트(The Last Exit)', 드라마발레의 새 트렌드를 구축한 M발레단은 문병남 안무가의 손길이 묻은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을 올린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 신현지는 자신이 이끄는 신현지 B 프로젝트를 통해 발레 무용수 출신 사진작가 박귀섭과 호흡을 맞춘 '모멘트(Moment)'를 선보인다.

 발레축제 단골 참가 단체인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는 안무가 조현상의 위트가 넘치는 블랙 코미디 '평범한 남자들'로 무대에 선다. 엠넷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으로 알려진 안무가 이루다는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흑조의 호수'로 뒤집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 유니버설발레단(예술감독 문훈숙)의 작품도 관객을 맞이한다.  

 국립발레단은 '발레 갈라'와 '스파르타쿠스'를 무대에 올린다. '발레 갈라'에서는 발레리나의 최고 테크닉인 32회전 푸에테 등 고난도 발레 기교가 많은 '돈키호테' 3막 중 '그랑 파드되' 등을 선보인다. 전막 발레 '스파르타쿠스'는 남성 무용수들을 대거 기용, '발레는 여성적'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과감히 부순다.  

 올해 발레축제의 첫 공연을 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디스 이즈 모던'은 모던 발레계의 거장 이어리 킬리안의 '프티 모르(Petite Mort)'를 비롯해 오하드 나하린의 '마이너스 7'과 레이몬도 레벡의 '화이트 슬립'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대 행사도 열린다.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겸 국립발레단 부설 발레아카데미 교장인 김지영, 유니버설발레단 객원 수석 무용수인 엄재용이 발레 체험 클래스를 연다. 국립발레단 드미 솔리스트인 발레리노 김경식은 사진·영상작가로 활동 범위를 넓히게 된 계기를 전해주는 강의 '발레&이마쥬'를 연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