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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3년만에 국채 발행 나설 듯···전문가들 "연 4~5%면 성공"

등록 2017.06.29 20: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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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AP/뉴시스】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오른쪽)와 유클리드 차카로토스 재무장관(왼쪽)이 18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국제채권단과 합의한 보다 강력한 긴축정책 승인을 둘러싼 의회 논의 도중 괴롭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틀째 아테네에서 계속된 가운데 의회는 강력한 긴축정책을 통과시켰다. 2017.5.19

【아테네=AP/뉴시스】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오른쪽)와 유클리드 차카로토스 재무장관(왼쪽)이 18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국제채권단과 합의한 보다 강력한 긴축정책 승인을 둘러싼 의회 논의 도중 괴롭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틀째 아테네에서 계속된 가운데 의회는 강력한 긴축정책을 통과시켰다. 2017.5.19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유럽 금융위기의 진앙으로 시한폭탄에 비유돼온 그리스가 이르면 다음달 국제 채권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 때 부도위기에 내몰리며 돈줄이 꽉 막혔던 이 문제 국가가 지난 2014년 이후 끊긴 국채 발행을 3년만에 재개하며 신규 자금을 조달하고, 기존 부채도 차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런던에 있는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파트너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크 다우딩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해 이후 그리스를 낙관적으로 평가해 왔다. 또 채권자들도 확신을 갖고 그리스를 도울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해왔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올드 뮤추얼 글로벌 인베스터스(Old Mutual Global Investors)의 글로벌 채권투자 부문 대표인 마크 내쉬도 이러한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채권단과의 (구제금융지원)합의, 프랑스 대선 결과 등에 비춰볼 때 그리스 국채를 보유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7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이 최종 승리한 뒤 그리스 국채 15년 물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국채(5년물) 발행이 성공하기 위한 적정 금리는 연 4~5%수준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이 수준이라면 시장은 채권을 덥석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동일한 만기의 미 국채 금리가 28일 현재 연 1.81%수준이니 구미가 당기지 않겠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테네에 있는 피레우스은행의 니콜라스 판디스 대표도 “국채 5년 물을 연 4%수준으로 발행하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앞서 지난 2014년 국채 5년물을 발행하며 연리 4.95%를 제공했다. 또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고조되던 지난 2012년 국채 10년물 이자는 연 44.21%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번 주 국채 10년물 이자는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리스 국채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매입대상이 아니지만, 이자 하락세(가격 상승)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치프라스 내각은 현재 국채 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올 여름 3년만에 첫 국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 내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에게 그리스 부채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기 앞서 7월초 국채 발행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9월로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국채 발행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리스가 올해 중 국채를 발행해 ▲10억~20억 유로의 신규자금 ▲10억~20억 유로의 차환 자금 등 최대 40억 유로(약 5조 2027억  )를 확보한다면 이번 채권 발행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통신은 그리스 관료들을 인용해 전했다.

 국채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5년물 국채 발행 성공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데는 유로그룹과의 구제금융 지원 합의가 결정적이었다. 그리스는 지난 15일 유로그룹과  850억 유로(약 107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하며 국가 부도 위험을 넘겼다. 독일을 비롯한 채권국들이 아직 부채 감축안에 합의하지 않았지만, 최악의 국면은 이미 넘겼다는 뜻이다.

 그리스 국채는 그동안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 신규 발행이 끊긴 가운데 기발행 물량도 유통 시장에서 거래가 뜸한 편이었다. 그리스 국채 대부분도 국제 공공기구들이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가 발행한 국채 3000억 유로(약 375조1020억원) 어치 가운데 민간 투자자들이 보유한 물량은 불과 360억 유로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자에서 전한 바 있다.

 한편, 그리스 국채가 ECB의 양적완화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내쉬 대표는 “독일은 아직까지 부채를 줄여주는 방안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유럽중앙은행도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의 채권을 양적완화대상에 편입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마크롱은 그리스의 부채 감면 방안을 그리스의 성장률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방안이 흥미롭고, 독일이나 ECB양측에 먹혀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둔 독일은 그리스 부채 감면안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다. 혈세를 왜 방만한 그리스에 퍼주냐며 집권여당을 성토하는 독일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야당의 공세에 밀려 선거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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