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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北 강대강 신경전에···코스피 '공포지수' 장중 30% 껑충

등록 2017.08.09 13: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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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민스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오피오이드 미국 내 남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을 향해 또 다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017.08.09

【베드민스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오피오이드 미국 내 남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을 향해 또 다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017.08.09

고점 기준 文 대통령 취임일 5월 10일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9일 장중에 30%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도발에 간밤 '화염과 분노' 등의 강경 발언을 하고 이에 북한이 "괌 주변에 대한 포위 사격 작전 검토" 등의 입장을 내놓는 등 첨예한 신경전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가뜩이나 코스피가 8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멈추고 숨고르기를 하는 가운데 이러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는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VKOSPI는 이날 오전 11시 59분 현재 전일(12.54)보다 21.85%(2.74포인트) 상승한 15.28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장중 9시 41분에는 29.82%(3.74포인트) 뛴 16.28까지 고점을 높였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비교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5월 10일의 18.88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2450선 고지를 밟았던 날 VKOSPI는 9.82로 종료, 지난 2월 24일(9.84) 이후 처음으로 5개월 만에 10을 밑돌았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피 사상 첫 8개월 연속 강세장에 대한 부담 ▲북한 핵 개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2차 시험 발사 등으로 인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정부의 지난 2일 세제개편안과 8·2부동산 대책 발표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증시 큰손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 실현 등도 증시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강경 발언으로 대치하자 한반도 위기감이 커지면서 증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장중 1.01%(24.09포인트) 하락한 2370.64까지 몸을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현지시각 휴가 중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북한은 이날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의 주요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경고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 사격 작전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美·北 강대강 신경전에···코스피 '공포지수' 장중 30% 껑충

또 "김정은 동지께서는 미국이 예민한 지역에서 부적절한 군사적 망동을 일삼고 있는데, 미제의 침략장비들을 제압·견제하기 위한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행동방안을 검토하라고 언급하신 바 있다"며 "이 사격계획이 단행될 경우 미국이 우리 전략무기의 위력을 제일 먼저 체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증시는 올 들어 호조세를 띠며 변동성이 하향 안정화되는 수준을 장기간 이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북리스크 등 돌발 이슈에 증시 변동성, 즉 지수 조정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는 올 들어 지속 상승해 전달까지 사상 처음으로 8개월 연속 강세장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장중에 2453.17까지 올라 역사적 고점을 달성한 바 있다.

대북리스크와 함께 오는 10일 옵션 만기일을 하루 앞둔 것도 증시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근 주식 매수로 지수를 방어해 온 기관이 이번 옵션 만기일에 대규모 물량을 청산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공 연구원은 "금융투자사 등 기관이 매수한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오는 10일 옵션 만기일에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면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관의 매물을 외국인이 사주면 괜찮은데 현재는 외국인 수급이 공백인 상황임에 따라 특히 이번 주는 증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증시 변동성 확대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 연구원은 "변동성 조정 장세와 외국인 이탈 움직임 등은 단기적으로 8월 중순 정도까지만 지속되고 이후에는 회복할 것으로 본다"며 "달러가 약세이고 구리,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신흥국 증시 자금 흐름에 우호적인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9월은 배당주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다"라며 "스튜어드십코드 강화 등을 고려할 때 지수가 조정을 받는 시기에는 배당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래소가 집계하는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이다. 이 지수가 커질수록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보통 주가가 급락할 때 이 지수가 높아진다. 변동성지수가 커질수록 비관적인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에서 이 지수는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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