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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미 FTA보다 나프타 재협상 우선···업계따라 이해 엇갈려" WSJ

등록 2017.08.22 18: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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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양국 수석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영상회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2017.08.22.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양국 수석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영상회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2017.08.22.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북핵 문제 등과 관련, 한국 측의 도움이 절실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가치동맹인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는 수순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미 FTA를 둘러싸고 미 업계별로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도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재협상에 올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미 양국이 이날 공동위 개최 등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돌입한 사실을 전하며 두 나라 대통령, 그리고 양국 재계를 비롯한 이해집단의 첨예한 시각차를 소개했다. 경제 이슈에 안보 문제까지 얽혀 있는 이번 협상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를 '끔찍한 협정(horrible deal)'이라고 부르며 한국을 압박해왔다. 양국 간 무역수지 불균형을 대표적 불공정 무역의 결과로 보고 기선제압에 들어간 것이다.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FTA 협정 국회 비준 전인 6년 전 130억 달러(약 14조 755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80억 달러(약 31조 7800억원)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FTA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두 나라의 호혜적 번영을 부른 주춧돌임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FTA체결후) 상품 교역에서는 (한국이)흑자를 기록했지만, 서비스 무역에서는 적자를 봤다”면서 “우리는 아울러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양국간 FTA는 호혜적이며,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왔다는 것이다.

 FTA효과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이들이 비단 양국 대통령 뿐만은 아니다. 이러한 견해차는 미국 재계 내에서도 확인된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육류수출 협회(the U.S. Meat Export Federation)를 비롯한 소고기 수출 유관 단체 3곳은 양국간 FTA의 현상유지를 선호하고 있다. 이들은 “FTA는 미국의 소고기 산업이 한국에서 번영할 이상적 환경을 제공했다”며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 업계의 기류는 소고기 산업과는 동떨어져 있다. 이들은 이번 협상이 양국간 불공정 무역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 FTA체결 이후 한국 업체들의 대미 수출은 급증한 데 비해 미국 업체들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업계의 대한 승용차 수출은 160억 달러 어치로 5년전에 비해 4억1700만 달러 어치 증가한 데 비해 같은 기간 한국의 대미 승용차 수출은 160억 달러로 무려 10배 늘었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한미 FTA를 바라보는 미국 철강 산업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미국 관리들은 협상을 앞두고 한국이 중국과 더불어 세계적인 철강 가격인하를 부른 공급물량 과잉에 한 몫을 했다며 각을 세웠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을 비롯한 수입 철강 제품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측의 공세가 철강과 자동차 양 부문에 집중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폐기하기 원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양국간 FTA가 폐기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한국측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재계의 이해가 서로 상충하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도 한미FTA보다는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전력투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측 전문가들은 미국이 일부 조항을 '손질(tweak)'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WSJ과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멕시코의 NAFTA협정 개정협상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한미 FTA 폐기를 위협한 트럼트 대통령의 위협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북한을 다루기 위해 어느때보다 한국의 협조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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