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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잇단 입장 번복에 학부모들 폭발···"장난하나"

등록 2017.09.17 17: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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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최정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등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전국 지회장들이 '휴업 철회 기자회견'을 하며 사과의 인사를 하고 있다. 2017.09.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최정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등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전국 지회장들이 '휴업 철회 기자회견'을 하며 사과의 인사를 하고 있다. 2017.09.17. [email protected]


 "철회 또 어떻게 믿나" "이게 무슨 우롱"
 연차·휴가까지 냈던 학부모들 울화통

【서울=뉴시스】심동준 김성진 한주홍 홍지은 기자 = 사립유치원들이 집단 휴업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유치원 원아를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유치원 측에서 연이어 휴업에 대한 입장 번복을 하는 모습을 보고 불신에 가득찬 모습이다.

 특히 유치원 휴업에 대비해 휴가나 연차를 냈던 학부모들이 많아 "이게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언제 다시 휴업 문자가 올지 어떻게 아느냐"라는 등 우려와 불만 섞인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당초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가 새로운 유아 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집단 휴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라면서 18일 휴업을 예고했다.

 이어 한유총은 15일 교육부와의 간담회 이후 '휴업 철회'로 가닥을 잡았다가 16일 다시 "우리 요구안과 심각한 의견차가 있다"면서 휴업 강행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휴업 참여 시 징계 수위를 강하게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사회적으로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한유총은 17일 다시 "휴업을 하지 않겠다"면서 입장을 바꿨다.

 잇단 입장 번복으로 혼란을 겪은 유치원 학부모들은 "저건 또 어떻게 믿느냐"면서 깊은 불신을 내보이고 있다. 이들은 유치원 측이 정부와의 거래를 위해 아이들을 볼모로 삼았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경기 통탄에 거주하는 김모(32·여)씨는 "혼란을 넘어 이제는 유치원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가득하다. 아이를 상대로 이런 행각을 벌이면서 교육을 운운하는 게 우습다"며 "더욱이 8월 교육비를 내자마자 파업 소식을 듣게 되니 괘씸한 마음도 크다"고 토로했다.

 경기 의정부에 사는 윤모(35·여)씨는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사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일 지경이다. 정말 아이를 위해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분개했다.

 충북 청주에 사는 30대 이경미씨는 "맞벌이를 하고 아이 맡길 곳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공지로 쉰다, 안 쉰다 계속 입장을 바꾸니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한유총의 연이은 입장 번복이 불쾌하다는 불만 의견이 들끓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부와 유치원 원장들 사이의 다툼의 여파가 고스란히 학부모의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트위터 아이디 key3****씨는 "사립유치원과 정부 사이에 껴서 애꿎은 부모와 아이들만 고생"이라며 "유치원도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지 이건 아니다. 아이들과 학부모가 무슨 잘못이라고 우리한테 피해를 주냐"고 개탄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를 위한 전국유치원대회에 참석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이 '유아학비 공, 사립 차별없이 지원하라'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7.09.11. suncho21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를 위한 전국유치원대회에 참석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이 '유아학비 공, 사립 차별없이 지원하라'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email protected]


 트위터 mian****씨는 "자다 일어나니 또 파업 한다고 하고 또 하루 자다 일어나 보니 안 한다고 하니 이게 뭔 장난인가 싶다"고 적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죽전 마북 보정 엄마들의 카페'에 글을 올린 아이디 'bell****'는 "출근을 해야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이랬다 저랬다 짜증난다"며 "이러고 다시 파업한다고 저녁 때 문자오는 건 아니냐"고 우려했다.

 인터넷 카페 '동탐맘들 모여라'에 글을 올린 아이디 'oran****'는 "기사가 났어도 휴업할 거면 학부모들 헷갈리지 않게 연락을 주든지, 휴업 철회문자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이게 무슨 짓인가 싶다"라고 푸념했다.

 카페 '수원맘 모여라'에는 아이디 'mhmh****'가 "당장 내일 출근하는데 죄인이 돼 애를 부탁해야하는 입장에서 분통이 터진다"며 "애를 직장에 데려갈 생각까지 했다"는 글을 올렸다.

 한유총은 이날 오후 3시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일 집단 휴업은 물론 25~29일 휴업 또한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있으며 집행부의 결정을 전국 모든 유치원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일부 유치원 원장들은 18일 집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행동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추후 사립유치원 측의 입장이 다시 번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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