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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IMF 가상화폐 개발할 수도···금융시장 균열 이미 시작"

등록 2017.10.13 16: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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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가상화폐의 효용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IMF가 자체 가상화폐를 개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가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10. 13

【워싱턴=AP/뉴시스】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가상화폐의 효용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IMF가 자체 가상화폐를 개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가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10. 13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둘러싼 사기·거품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가상화폐의 효용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특히 IMF가 자체 가상화폐를 개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IMF 연차총회에 참석중인 라가르드 총재는 13일(현지시간) CNBC뉴스의 페이스북 라이브 인터뷰에서 “이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과 금융당국들이 디지털 가상 화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점이다. 우리는 (기존 금융 서비스 산업의) 대규모의 붕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새로운 금융 기술들이 금융서비스와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 그런데도 각국의 금융당국들은 이를 백안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비트코인을 사기로 규정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의 견해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가상화폐는 좀 더 폭넓은 함의를 지닌 것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와 관련해 이를 폰지 유형의 사기로 특정하게 범주화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는 사기 이상의 뭔가를 지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심지어 IMF가 자체의 가상화폐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제3의 세계화폐 역할을 하고 있는 IMF의 특별인출권(SDR)이 가상화폐와 유사한 기술을 적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SDR은 국제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IMF의 기본 자산인 금과 달러를 보완하는 예비자산 역할을 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SDR과 관련해 우리가 살펴봐야 하는 점은 이러한 기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 얼마나 비용을 줄이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앞서 12일 핀테크와 관련한 한 토론회에 참석해 IMF가 핀테크 산업의 규정들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란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로 정보기술(IT) 및 모바일을 이용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뜻한다,
 
 그는 “나의 희망은 (IMF가) 핀테크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것이다. 핀테크는 국경을 넘나드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핀테크가 이미 금융서비스 산업의 “균열(disruption)”을 초래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핀테크를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자금 이동 등의 비용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예컨대 개발도상국 여인은 현금을 들고 다니면 강도를 당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만일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보다 신중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송금을 할 수 있다. 정말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오른쪽 두번째)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부대행사로 열린 '글로벌 이코노미'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발언하고 있는 사람은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이다. 2017.10. 13

【워싱턴=AP/뉴시스】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오른쪽 두번째)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부대행사로 열린 '글로벌 이코노미'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발언하고 있는 사람은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이다.  2017.10. 13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달 29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금융 컨퍼런스에서도 "가상화폐는 여러 측면에서 기존 통화와 통화정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업계 인사들과 만나 기술의 장래성에 대해 논하면서 "가상화폐를 없애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시민들은 언젠가 가상화폐를 선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현재 가상화폐는 휘발성이고 위험하다. 기본 기술이 아직 확장하기 어렵고 일부는 해킹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결될 수 있는 기술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이 같은 견해와는 달리 여러 나라 정부와 투자기관들은 가상화폐를 사기로 규정하고 단속을 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중국 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BTCC의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가상화폐 공개(Initial Coin Offering)도 불법으로 규정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비트코인을 “사기(a fraud)”로 규정했다. 다이먼 CEO는 지난달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최근의 비트코인 열풍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유행하던 튤립 투자 거품에 비유했다. 그는 “가상화폐의 종말이 좋지 않을 것이다. 결국 폭발하고 말 것이다. 그건 사기다. 튤립 구근(알뿌리)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만일 JP모건 직원들이 비트코인을 거래한다면 “두 가지 이유로 즉각 그들을 해고할 것이다. 우선 그건 우리 규정 위반이다. 그리고 멍청한 짓이다. 두 가지 모두 위험한 짓”이라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 열풍을 400년 전 네덜란드의 튤립 투자 거품에 비유한 것이다.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명품 튤립'에 대한 투자 광풍이 불면서 튤립의 구근이 집값을 훌쩍 넘어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튤립 투자 거품이 빠지면서 경제공황으로 이어진 바 있다.

 이처럼 가상화폐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3일 오전 2시46분(세계협정시 기준) 5856달러를 찍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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