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일반

[21세기 농업,IT에서 길 찾다]②365일 푸른 日식물공장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7-11-26 06:01:00  |  수정 2017-12-05 09:30:42
associate_pic
【가시와(지바)=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 도쿄 인근 지바(千葉)현 가시와(柏)시에 위치한 지바대학 식물공장에서 14일 상추 등이  자라고 있다. 2017.11.26

【가시와=뉴시스】 김혜경 기자 = 적상추와 양상추 등 갖가지 쌈채소가 건물 안 층층이 쌓아진 선반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건물 내부는 햇빛이 들지 않아 어두컴컴하지만 선반에는 밝은 조명이 켜있고, 상추가 뿌리 내린 선반 바닥 내부를 들여다보니 흙이 아닌 물처럼 보이는 액체가 채워져 있다.

 흙과 햇빛이 아닌 다양한 영양분이 들어간 배양액과 LED(발광다이오드) 등 인공광원이 작물을 길러내고 있는 일본 지바(千葉)현 가시와(柏)시에 위치한 '지바대학 식물공장'의 모습이다.

 식물공장은 외부와 단절돼 이상 기후나 병해충에서 안전하기 때문에 1년 365일 무농약 채소를 재배할 수 있으며, 작물의 생육 조건에 맞춰 재배 조건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양질의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식량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식물공장은 차세대 농업기술로 식물공장이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0년 식물공장을 본격 도입했으며,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도 식물공장이 연구·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잦은 지진과 태풍 등 기상재해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높은 일본은 이보다 훨씬 빠른 1970년대부터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정부가 2009년 관련 예산을 편성하면서 식물공장이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 14일 식물공장의 기술 개발에 있어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지바대학 식물공장을 방문해 식물공장의 창시자로 알려진 고자이 도요키(古在豊樹) 명예교수(농학박사)를 만났다.
associate_pic
【가시와(지바)=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 지바(千葉)현 가시와(柏)시에 위치한 지바대학에서 고자이 도요키(古在豊樹) 지바대학 명예교수(농학박사)가 지난 11월14일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양상추를 들어보이며 설명을 하고 있다. 2017.11.26


 고자이 교수는  "식물공장은 생산량만 봐도 보통 농법보다 월등하다. 같은 면적에서 식물공장과 일반 밭의 상추 생산량을 비교하면 식물공장이 100배 더 많다"라고 말했다.

 식물공장은 식물 재배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재배선반을 층층이 쌓아 올려 좁은 공간에서 최대한 많은 작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높다는 설명이다.

 고자이 교수에 따르면 식물공장은 재배 환경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상관 없이 365일 내내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것과 흡사하다.

 인력도 크게 필요하지 않다. 씨를 뿌리고 식물에게 맞는 환경을 조절하는 최소한의 인력만 있으면 된다. 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한 현대 농촌에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고자이 교수는 "일본은 50여년 전부터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만큼 식물공장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세계에서 인공광을 이용한 식물공장은 400여곳 정도 있으며, 그 가운데 200개 정도가 일본에 있다"면서 "일본이 식물공장 기술에 있어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미국 및 중국 등도 급속히 투자를 늘리며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associate_pic
【가시와(지바)=뉴시스】 일본 지바(千葉)현 가시와(柏)시에 위치한 지바대학 캠퍼스의 모습. 사진은 지난 11월14일 촬영된 것. 2017.11.26


 그러나 식물공장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연이 아닌 인공이 키워낸 식물은 맛이 없지 않을까, 혹은 건강에 해롭지는 않을까 등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거부감이 큰 편이다.

 이에 대해 고자이 교수는 "지바대학이 식물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2011년, 일본 소비자들은 식물공장에서 키운 채소에 대한 거부감이 컸지만, 5년 사이에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지금 일본 국민 대부분은 식물공장에서 키운 채소에 대해 맛있다, 환경에 좋다, 농약을 쓰지 않아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자이 교수는 지바대학 식물공장에서 재배된 방울토마토와 양상추를 권했다.  방울토마토와 양상추 모두 달고 맛있었다. 고자이 교수는 "식물공장은 해당 식물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농법으로 재배한 것보다 더 맛있다"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
【가시와(지바)=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 지바(千葉)현 가시아(柏)시에 위치한 지바대학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방울토마토와 양상추. 사진은 지난 11월 14일 촬영된 것이다. 2017.11.26

 
 소비자들의 거부감 외에 식물공장이 직면한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바로 인공광을 사용하는데 따른 높은 전력비용 문제다. 최근 일본에서는 전국 식물공장의 25%만 흑자경영을 하고 있으며, 42%는 적자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도시바도 2년여 전 시작한 식물공장 사업을 비용부담을 이유로 올해 12월 접기로 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자이 교수는 "사실이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상황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기업들이 식물공장 운영에 실패하는 것은 "경험과 지식의 부족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식물공장 운영은 자금뿐 아니라 식물 및 과학기술 등에 대한 지식이 기반으로, 지식이 부족한 기업이 도산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식물공장에서 인공광으로 활용되는 LED 이용 가격도 향후 낮아질 전망으로, 전력비용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고자이 교수는 예측했다. 

 그렇다면, 과연 식물공장에서 키워낸 식물이 미래 우리 밥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가 될까. 현재 식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은 상추 같은 엽채류와 브로콜리, 토마토 등에 그친다. 옥수수, 밀 등 주식을 재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고자이 교수는 "경제적으로 옥수수나 밀 등을 재배하는 것은 무리"라고 한계를 인정했다. 밀이나 쌀, 옥수수 등은 현재의 식물공장에서 키우기에는 크기가 크다는 것이다. 또 상추 등 엽채류는 뿌리를 제외한 전체가 소비되지만, 쌀이나 옥수수 등은 열매 부분만 이용되기 때문에 재배 면적당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기업들은 식물공장에서 당귀 등 약용 식물을 재배하는 데 큰 관심이 있다면서, 중국에서는 당귀가 화장품 재료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향후 식물공장 진출 시장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hkim@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국제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