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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안 된다"…브렉시트 1단계 협상 막바지에 EU '체념' 분위기

등록 2017.12.06 1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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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AP/뉴시스】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릐셀 EU 본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2.05

【브뤼셀=AP/뉴시스】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릐셀 EU 본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2.05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막바지에 이른 브렉시트 1단계 협상의 최종 합의가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두고 결렬된 가운데 유럽연합(EU) 내에서 체념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마르가르티스 시나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쇼는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영국이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낸다면 언제든 회담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브뤼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브렉시트 1단계 협상을 조율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두 사람은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진전은 이룩했으나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향후 며칠 안에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상의 핵심 걸림돌은 논란이 되고 있는 아일랜드 국경 문제로 알려졌다. 오찬 중 메이 총리는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알린 포스터 민주연합당(DUO) 대표의 전화를 받기 위해 30여분간 자리를 비운 뒤 돌아와 융커 위원장에게 "영국이 아직은 합의안에 서명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 앞서 영국과 아일랜드 측이 상호 동의한 아일랜드 국경 합의안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DUP 측이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메이 총리는 다음날 포스터 대표를 만나기로 하고 달래기에 나섰다.

 레오 바카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도 "아일랜드 국경강화가 없을 것이라는 보장 없이 브렉시트를 2단계 협상에 들어가게 할 수 없다"며 메이 총리의 말 바꾸기에 재차 불만 입장을 표명했다. 이로써 브렉시트 1단계 협상 마무리 단계의 난항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메이 총리는 포스터 대표 등 DUP와의 회담 이후 이르면 당일 늦어도 6일에는 브뤼셀로 돌아가 EU와의 회담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EU 내에서는 "시간이 없다"는 관측이 대다수다.

 EU는 브렉시트 1단계 협상 시한을 이번 주로 보고 있다. 소식통들은 가디언에 "8일, 늦어도 10일이 최후의 시간"이라며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4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EU 27개국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한 협상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EU 대사는 가디언에 "아일랜드 문제 협상 실패는 더 큰 문제의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인 문제는 메이 총리에게 결정권이 없고 자신의 내각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영국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는 갈 수 없다"고 했다.

 페트리 사르바마 유럽의회 예결위원회 소속 의원은 "영국 정부의 취약성이 EU가 가진 핵심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메이 정부가 사실상 불가능한 과제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협상 실패를 원하지 않지만 영국 정부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U 내 지배적인 분위기는 '체념'이다. 한 소식통은 EU 27개국이 이같은 문제를 의식하고 도움을 주고 있지만 영국 정부가 약하다는 것이 많은 면에서 문제를 야기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메이 총리와 융커 위원장의 최종합의 불발을 두고 "테리사 메이 총리가 아일랜드 국경에 인질로 잡혔다"고 비꼬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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